"중국이 특별하다고 여기는 것은 특별하지 않다"

    입력 : 2018.02.09 03:03

    한 유랑자의 세계
    한 유랑자의 세계

    쉬즈위안 지음|김태성 옮김|이봄|456쪽|2만원

    저자 쉬즈위안(許知遠·42)은 중국에선 드문 독립적 지식인이다. 베이징 시내에 인문책방을 열고 인터넷 블로그에 역사적 성찰을 담은 글을 쓰며 경제 잡지를 창간해 중국 경제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이전 출간한 '미성숙한 국가'에서 중국은 자기중심 세계에 빠져 있다고 조롱했고, 중국과 대만을 여행하며 쓴 '나는 내 나라가 낯설다'에선 급격한 경제성장 뒤안에 있는 노동자·농민의 신산스러운 삶을 파헤쳤다.

    '국가 3부작'의 완결편이라는 이번 책에선 외국을 여행하면서 중국의 현재를 돌아본다. 인도·부탄·러시아·독일·이집트·영국·미얀마 등 외국을 돌아다니면서 여행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을 통해 관련 책을 떠올리고 끊임없이 중국의 현실로 돌아오면서 철학적 성찰을 덧붙인다.

    저자는 "다른 민족의 삶과 풍속을 보여줌으로써 나의 동포인 중국인들에게 변화를 권하려는 것"이라며 "스스로의 결점과 부족함을 이해하고 자신이 독특하다고 여기는 것이 사실은 전혀 독특하지 않다는 점을 깨달읍시다"고 말한다. 서양 식민지였던 아프리카를 계급적 입장에서 이해하는 척했던 중국이 지금은 이익 차원에서 아프리카에 진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곳곳에서 날을 세운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체제를 넘어서지는 않는다. 이집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독재자 무바라크를 쫓아낸 군중의 힘을 떠올리면서 저자는 말한다. "나는 중국에 갑자기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을 상상하기 어렵다. 중국의 정치 상황은 카이로와 같을 순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어떻게 해야 진동을 줄이고 순조로운 변혁을 이뤄낼 수 있단 말인가?"

    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는 저자에 대해 "우리 세대 가장 중요한 중국 지식인"이라고 했다. 체제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개인의 자유와 인권에 대해 지적 최전선에서 고민하는 중국 지식인의 사유와 성찰을 농밀하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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