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을 뒤덮은 알록달록한 '땡땡이'

    입력 : 2018.02.09 03:03

    [어린이책]

    쿠사마 야요이: 점, 무한의 세계

    스즈키 사라 글ㅣ엘렌 와인스타인 그림ㅣ최순희 옮김ㅣ주니어RHKㅣ40쪽ㅣ2만5000원

    일본의 설치미술가로 살아있는 현대 미술의 거장이 된 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89)는 일본 혼슈섬 마쓰모토 시에서 태어났다. 나무와 돌로 지은 오래된 궁궐이 백조가 떠다니는 호수를 굽어보고, 저녁이면 눈 덮인 산봉우리가 넘어가는 해를 꼴깍 삼켜버리는 곳이었다. 야요이의 부모는 꽃과 채소를 키우는 원예 농업을 했다. 야요이는 전혀 다른 삶을 꿈꿨다. 날마다 꽃과 나무와 돌을 그리면서,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무한한 점들의 나열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했다.

    쿠사마 야요이: 점, 무한의 세계 삽화
    스물여덟에 미국 뉴욕으로 간 야요이는 가장 높은 건물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갔다. 86층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자동차와 행인은 점처럼 보였다. 야요이는 물방울무늬에 푹 빠졌다. 그녀에게 물방울무늬란 수많은 별 중 하나인 이 지구를 단지 수백만 개의 점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방식. 점은 무한에 대해 생각하는 한 방법이었다.

    공간을 집어삼킬 듯 소용돌이치는 '땡땡이'의 물결은 이내 유명해져 세계 곳곳에 전시됐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무한 거울방'이나 '소멸의 방'을 보기 위해 전시장을 찾는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은 이처럼 매혹적인 야요이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간직하기 위해 이 그림책을 기획했다. 첫눈에 '화려하고 예쁘다'는 인상을 주는 그녀의 그림을 재현한 삽화가 눈부시게 아름답다. '무한 그물' '꽃' 등 일곱 작품을 고화질 사진으로 수록해 감상을 돕는다. 책 자체가 휴대할 수 있는 야요이의 갤러리 같다. 3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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