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화 굴복시킨 소로스, 영국 ‘브렉시트 반대’ 단체에 기부

입력 2018.02.08 10:48 | 수정 2018.02.08 11:28

1992년 영국 파운드화 약세에 베팅해 큰 수익을 올린 조지 소로스(87)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중단 운동을 벌이는 단체에 40만파운드(약 6억원)를 기부했다. 소로스는 국제 금융계에서 대표적인 브렉시트 반대론자다.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추진하는 단체 ‘베스트 포 브리튼(Best for Britain)’은 7일(현지 시각) “소로스가 자신의 재단을 통해 40만파운드를 기부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소로스는 지난해 6월 치러진 영국 조기 총선 이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트 포 브리튼’은 브렉시트 철회를 목표로 설립된 단체다. 영국 외교관 출신 마크 말로-브라운 경이 이끌고 있다. 영국이 EU에 남는 내용의 국민투표 재투표를 추진 중이다.

브렉시트 반대 측은 영국이 EU를 떠나면 국제사회에서 영국의 정치·경제 영향력이 더 약해질 거라고 우려하고 있다. EU 탈퇴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실수라는 평도 나온다.

영국이 2016년 6월 실시한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서 영국 국민의 51.9%(1740만명)가 EU 탈퇴에 찬성했다. 브렉시트 반대표도 48.1%(1610만명)에 달했다.

브렉시트는 내년 3월 29일 발효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보수당)는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 재투표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영국 정부는 현재 EU와 브렉시트를 위한 세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이 2018년 1월 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 참석했다. /블룸버그
헤지펀드계의 거물 소로스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전부터 브렉시트에 반대했다. 그는 당시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파운드화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로스는 1992년 파운드화를 공격해 거액의 수익을 냈다. 당시 유럽 주요국은 유럽 단일 통화권 만들기를 추진했다. 독일, 프랑스 등 8개국이 1979년 출범시킨 유럽통화제도(EMS)는 각국 화폐 가치를 계산해 가상 통화(ECU)를 만들고 개별 화폐의 환율 변동 폭을 ECU 변동폭의 ±2.25%로 고정시켰다. 환율 변동 폭이 작아진 것을 확인한 영국도 EMS에 추가로 가입했다.

그러나 소로스를 비롯한 투기 자본은 그해 9월 파운드화가 고평가돼 있다며 100억달러어치의 파운드화를 매도했다. 영국 중앙은행은 통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파운드화를 사들였으나 역부족이었다. 영국 정부는 소로스에게 굴복해 그해 유럽통화제도(EMS)에서 탈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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