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짜리 최만린 조각품을 아십니까

조선일보
  • 변희원 기자
    입력 2018.02.08 03:04

    장욱진부터 김창열, 정상화까지… 서울대 미술관 소장품 100선 展

    한국 추상 조각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최만린은 모교인 서울대에 작품을 주면서 "작가가 공들인 작품을 기증받지 말고 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서울대 박물관엔 소장품 구입 예산이 따로 없었다. 최만린은 '100원'만 받고 작품을 팔았다. '100원 조각'으로 유명한 '작품 O. 91101'을 서울대 미술관에서 열리는 '소장품 100선' 전시에서 볼 수 있다.

    2006년 국내 최초의 대학 미술관으로 세워진 서울대 미술관이 대표 소장품 100선을 공개했다. 102세 최고령 현역 작가 김병기의 '신라 토기의 시간과 공간'부터 단색화를 대표하는 윤형근의 '태운 암갈색-군청색의 블루', 정상화의 '무제82-7'까지 한국 근현대 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골고루 포함됐다. 서울대 미술관은 총 665점의 국내외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정영목 서울대 미술관장은 "소장품 공개는 재산 공개와도 비슷하다"며 "국립 법인 대학 소속 미술관이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미술관에서 소장품을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해 전시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소장품 중 100점을 꼽은 기준에 대해 정 관장은 "미술사적 가치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100점 중에서도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10점을 대표 작품으로 꼽았다. 김병기·윤형근·정상화의 작품을 비롯해 물방울 화가 김창열의 '회귀 1993', 수묵 추상으로 유명한 서세옥의 '춤추는 사람들' 등이다. 특히 한지에 수묵으로 그린 장욱진의 '쌍수(雙樹), 쌍희(雙喜)'는 눈길을 잡아끈다. 두 그루 나무와 두 마리 새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동네 아이들과 강아지로 동심 가득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조나현 선임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가 아니면 관람하기 어려운 희귀 작품을 꼽아줬다. 서울 미대 교수를 지냈지만 작품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송병돈의 '작품'이 대표적. 진청색 타원이 캔버스를 가득 채운 유화 작품으로 미국 미술의 영향을 받아 '추상미술'의 물꼬를 튼 중요 작품 중 하나다. 독일 표현주의 작가 에밀 놀데의 판화 '여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조씨는 "강렬한 색채를 통해 직접적인 감정 표현을 주로 했던 것과 달리, 이 작품에서는 여성을 비교적 단순하고 단정하게 선으로만 묘사하고 있다"고 했다. 4월 29일까지. (02)880-9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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