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번에는 외국인 주주 과세 강화 백지화

      입력 : 2018.02.08 03:18

      정부는 작년 8월 외국인이나 외국법인·펀드 등이 국내 상장 주식을 팔 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상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1월부터 시행한다고 했다. 그런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만과 반발이 커지자 시행 시기를 오는 7월로 미룬다고 했다. 그러더니 지난 6일 결국 백지화했다. 내국인은 보유 지분이 1%만 넘어도 대주주 과세 대상인데 외국인은 그렇지 않다.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정부 말은 맞는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 외국인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37%에 달한다.

      외국인이 빠져나가면 증시가 출렁거리게 된다. 그런데도 앞뒤 살피지 않고 밀어붙였다. 지난 5개월간 글로벌 금융사와 펀드들의 항의 이메일이 기획재정부로 쏟아지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떠날 수 있다"는 국제 금융권의 경고가 이어지자 뒤늦게 상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는 함부로 정책을 펴고 아니다 싶으면 금방 발을 뺀다는 인상을 국제 시장에 주었을 것이다.

      시장을 가볍게 보고 일을 벌였다가 뒷수습에 허둥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가상 화폐 거래소 폐쇄 번복도 그렇고 최저임금을 16.4%나 한꺼번에 올려놓고 국민 세금 3조원으로 땜질한다고 난리인 것도 마찬가지다.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제로(0) 등도 시장과 기업의 목소리를 귓등으로 듣고 밀어붙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장관은 최근 재건축 연한을 30년에서 40년으로 연장하겠다고 들릴 만한 말을 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그러더니 "연장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지 않으냐"고 한다. 시장에 어떤 영향이 올지 알고서 했다면 장관이 해서는 안 될 말장난이고, 모르고 했다면 그것대로 심각한 일이다. 시장을 너무 우습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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