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특조위 "헬기 사격 있었다... 공군 전투기 폭탄 무장 대기도"

    입력 : 2018.02.07 11:57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이건리 5·18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고, 전투기와 공격기에 폭탄을 장착한 채 대기시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이하 5·18특조위)는 7일 “5·18 민주화운동 기간 육군은 공격헬기 500MD와 기동헬기 UH-1H를 이용해 5월 21일과 5월 27일 광주 시민을 향해 사격을 여러 차례 가했다”면서 “공군은 수원 제10전투비행단과 사천 제3훈련비행단에서 이례적으로 전투기와 공격기에 폭탄을 장착한 채 대기시켰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발족한 5·18특조위는 이날 5·18민주화운동 기간 헬기 사격과 전투기 무장 출격대기 의혹에 대한 이런 내용의 조사결과를 담은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해군·해병대는 광주에 출동할 목적으로 5월 18일부터 마산에서 해병1사단 3연대 33대대 병력 448명이 출동대기 명령을 받은 다음 4일간 대기했다가 출동명령이 해제됐다. 또한 해군은 309편대를 출동시켜 목포항만에서 해경과 합동으로 해상 봉쇄작전을 전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다만 공군 전투기가 폭탄을 장착한 채 대기한 목적이 광주를 폭격하려는 계획에 따른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종국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했다.

    헬기 사격과 관련, 특조위는 “5월 21일부터 계엄사령부는 문서 또는 구두로 수차례에 걸쳐 헬기 사격을 지시했다”며 “인적이 드문 조선대 뒤편 절개지에 AH-1J 코브라 헬기의 벌컨포 위협사격을 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계엄군 측은 지금까지 5월 21일 19시30분 자위권 발동이 이뤄지기 이전에는 광주에 무장헬기가 투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으나, 실제로는 5월 19일부터 31사단에 무장헬기 3대가 대기하고 있었던 사실이 기록을 통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5·18특조위는 계엄사령부가 5월 22일 오전 8시30분께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에 ‘무장폭도들에 대하여는 핵심점을 사격 소탕하라’, ‘시위 사격은 20미리 발칸, 실사격은 7.62미리가 적합’이라는 등의 ‘헬기작전계획 실시지침’을 하달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송영무(왼쪽)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9월 11일‘국방부 5·18 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회’ 현판식을 하고 있다. 송 장관 오른쪽은 이건리 특별조사위원장. /남강호 기자
    당시 계엄사령부 황영시 부사령관은 5월 23일께 전교사 김기석 부사령관에게 ‘UH-1H 10대, 500MD 5대, AH-1J 2대 등을 투입해 신속히 진압작전을 수행하라’, ‘코브라로 APC를, 500MD로 차량을 공격하라’는 취지의 명령도 하달했다고 전했다.

    5·18특조위는 “5월 22일 103항공대장 등 조종사 4명은 AH-1J 코브라 헬기 2대에 벌컨포 500발씩을 싣고 광주에 출동했다고 진술하고 있고, 20사단 충정작전상보 첨부자료에 의하면 103항공대는 5월 23일 전교사에서 벌컨포 1500발을 수령했다”면서 “따라서 코브라 헬기에서 벌컨포를 사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특조위는 “5월 21일 헬기 사격은 무차별적이고 비인도적인 것으로 계엄군 진압작전의 야만성과 잔학성, 범죄성을 드러내는 증거”라며 “특히 시민들과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실시되었던 지상군의 사격과 달리 헬기 사격은 계획적·공세적 성격을 띠는 것이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광주시민을 상대로 한 비인도적이고 적극적인 살상행위로 재평가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5·18특조위는 “5·18민주화운동 기간 동안 40여 대 가량의 헬기가 광주에서 헬기 사격을 비롯한 병력이동, 보급품 수송 등 많은 시간을 운행했기 때문에 그 상황을 정확히 재구성하기 위해 헬기운행일지 등을 찾고자 노력했으나, 해당 부대들이 보관하고 있지 않거나 보존 기간 경과로 파기되었다고 주장해 확인하는 데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당시 헬기 조종사 5명은 헬기에 무장한 상태로 광주 상공을 비행했으나, 헬기 사격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고 5·18특조위는 덧붙였다.

    5·18특조위는 또 “해군(해병대)도 광주에 출동할 목적으로 5월 18일부터 마산에서 1개 대대가 대기했다가 출동명령이 해제되었던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5·18민주화운동 진압은 육군과 공군, 육군과 해군(해병대)이 공동의 작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군사활동을 수행하거나 수행하려 한 3군 합동작전이었음을 사상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5·18 특조위는 “이제 국가와 군이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하고 과거로부터의 절연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광주시민을 상대로 하는 헬기 사격은 용납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행위로서 정부는 시민을 상대로 자행된 헬기 사격에 대해 깊이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조사보고서는 지난해 9월 설립돼 5개월간 실시된 특조위의 조사활동 결과를 담은 것으로, 특조위는 그동안 62만 쪽에 이르는 자료를 수집·분석했고 광주에 출동했던 190개 대대급 이상 군부대 및 관련기관을 방문조사하는 한편 당시 군관계자들과 목격자 등 총 120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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