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은 젊은 여자만 보면.." 최영미 미투 詩에 문학계 발칵

    입력 : 2018.02.06 20:25 | 수정 : 2018.02.06 21:10

    /황해문화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Me too/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시인 최영미(57)씨가 원로 유명 시인을 사실상 실명 비판하는 시(詩)를 발표해 문단이 술렁이고 있다. 최씨가 계간지 ‘황해문화’ 겨울호에 발표한 총 7연 27행의 시 ‘괴물’이 여성 후배의 몸을 함부로 만지는 등의 추행을 저지른 비판 대상을 ‘En선생’으로 칭하고, ‘100권의 시집을 펴낸’이나 노벨문학상 후보를 함의하는 ‘노털상 후보’라는 수식어로 적시했기 때문이다. 황해문화 편집부 관계자는 “처음 원고를 받고 어조가 너무 강해 그대로 실을지 고민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 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타고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 나왔지만 최근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문 폭로 이후 확산된 미투(Me too) 운동 바람을 타고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이 교활한 늙은이야!”/ 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박고 나는 도망쳤다.” 최씨는 6일 “문단과 사회에 만연한 우상숭배를 풍자한 시”라며 “문학작품으로만 봐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최씨는 또 “100권의 시집을 펴낸/ “En은 수도꼭지야. 틀면 나오거든/ 그런데 그 물은 똥물이지 뭐니”/ (우리끼리 있을 때) 그를 씹은 소설가 박 선생도/ En의 몸집이 커져 괴물이 되자 입을 다물었다”거나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라고 썼다. 시에서 ‘En’으로 언급된 원로 시인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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