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40잔 담은 추출물… 체지방 감소·콜레스테롤 개선까지

조선일보
  • 김세영 기자
    입력 2018.02.07 03:03

    보이차
    GettyImages Bank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30세 이상 한국 여성 중 20.2%, 남성 중 19.3%가 고(高)콜레스테롤혈증을 앓고 있다. 5명 중 1명이 콜레스테롤 문제를 안고 사는 셈이다. 높은 콜레스테롤은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각종 대사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식습관을 개선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끼니마다 좋은 식재료로 만든 균형 잡힌 식사를 섭취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 이 같은 고민을 덜어줄 방책으로 '차(茶)'가 주목받고 있다. '황제의 차'로 불리는 중국 전통 발효차 '보이차'다.

    ◇탁월한 효능 지닌 '황제의 차'

    보이차는 중국 서남부 윈난성 푸얼시(운남성 보이시)에서 수확한 찻잎을 햇볕에 말리고 가공해 발효시킨 것이다. 100% 발효 후 검게 변하기 때문에 흑차(黑茶)로 분류된다. 특유의 짚 향과 개운한 맛 덕분에 오래전부터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청나라 땐 황실에 진상하던 품목이었다. 황제·황족·대신들이 즐겨 마시고, 외국 사절에게 선물로 들려 보냈다. 최근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이차를 대접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보이차는 발효차라 오래 묵은 것일수록 향이 깊고 값이 비싸다. 1950년 이전 생산된 호급(號級)과 1950년대 전후 생산된 인급(印級) 보이차는 편(보이차 세는 단위·357g)당 억대 가격에도 거래된다.

    '약차(藥茶)'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본초강목습유(本草綱目拾遺) 등 중국 전통 의학서에 따르면 보이차는 ▲몸의 해로운 기름기를 제거하고 숙취·갈증을 해소하며 ▲화기(火氣·뜨거운 기운)가 생길 때 끓여 마시면 그 기운이 밖으로 빠져나가게 하고 ▲가래를 없애고 장(腸) 활동을 원활하게 만든다고 적혀 있다.

    ◇보이차의 '갈산' 성분, 콜레스테롤 감소에 효과

    최근 주목받는 보이차의 핵심 성분은 '갈산(Gallic acid)'이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효소인 리파아제는 우리 몸으로 들어온 지방을 분해해 체내에 흡수되도록 돕는데, 갈산은 리파아제 분비를 막아 지방을 몸 밖으로 내보낸다.

    보이차 추출물을 마시면 내장 지방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2011년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비만 성인 36명을 절반씩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만 12주간 매일 보이차 추출물 1g을 제공했다. 보이차 추출물을 제공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모두 매일 1800㎉의 음식을 동일하게 섭취하도록 했다. 그 결과 보이차 추출물을 섭취한 그룹의 내장 지방이 평균 8.7% 감소했다. 반면 보이차 추출물을 섭취하지 않은 그룹은 내장 지방이 4.3% 늘었다.

    보이차
    갈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는 역할도 한다. 콜레스테롤이 소장에서 흡수되게 하는 효소인 콜레스테롤 에스테라아제를 억제해 LDL 콜레스테롤(저밀도 지방단백질) 수치를 떨어뜨린다.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에 쌓여 각종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피가 굳어 뭉치는 현상(혈전)을 일으킨다. 혈전이 발생하면 혈관이 점점 좁아져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긴다. 심하면 혈관이 막혀 중증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2007년 영양 대사 연보(Annals of nutrition Metabolism)에 실린 논문 '건강 및 고콜레스테롤혈증에 대한 중국 홍차·보이차 추출물의 효능 및 안전성'에는 평균 나이가 62세인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21명을 대상으로 보이차 추출물 효과를 실험한 결과가 게재돼 있다. 피실험자들이 보이차 추출물을 매일 1g씩 4개월간 섭취한 결과, 총 콜레스테롤이 12.7%, LDL 콜레스테롤이 17.4% 감소했다.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은 4.53% 증가했다. 연구진은 "보이차 추출물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여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보이차 40잔을 한 번에… 보이차 추출물 제품 인기

    보이차에는 '카테킨'과 '테아닌'도 풍부하다. 카테킨은 세포 노화와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 물질이다. 비만 억제, 항당뇨, 해독 등의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아닌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카페인으로 인한 불면을 줄이는 데 도움 주는 성분이다.

    보이차에서 체지방 감소 및 항산화 효과를 얻으려면 섭취량을 잘 살펴야 한다. 일반적으로 보이차 한 잔에는 0.87㎎의 갈산이 들어 있다.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려운 극소량이다. 장기간에 걸쳐 매일 일정량 이상 보이차를 마시기 어렵다면, 보이차 추출물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최근 보이차 성분을 압축한 추출물 형태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보통 보이차 추출물 1g에는 갈산 35㎎이 함유돼 있다. 보이차 40잔에 달하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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