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꽃무늬 슬리퍼, 장바구니 가방…탈권위로 대박 난 이 명품

    입력 : 2018.02.08 06:00

    지난해 최고 브랜드 구찌…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꽃무늬 슬리
    발렌시아가, 양말 스니커즈·이케아 장바구니 가방 등 인기
    권위 내려놓고 유머와 풍자 앞세워 통했다

    △지난해 가장 인기를 끈 패션 제품은 구찌의 꽃무늬 슬리퍼(정식 명칭 GG 블룸 슬라이드)였다. 가격은 290달러./사진=구찌

    지난해 가장 인기를 끈 패션 제품은 무엇일까? 쇼핑 검색 플랫폼 리스트(Lyst)가 발표한 2017년 연례 패션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 명품 구찌는 꽃무늬 슬리퍼(1위)를 비롯해 로고 벨트(3위)와 에이스 스니커즈(4위), 로고 티셔츠(5위) 등 4개 제품을 상위권에 올리며 올렸다. 구찌는 ‘신발’이나 ‘드레스’ 같은 패션 용어보다 더 많은 검색 빈도를 보였다.

    프랑스 명품 발렌시아가도 선전했다. 발렌시아가는 인기상품 10개 중 스피드 트레이너 스니커즈, 일명 양말 스니커즈(2위)와 캠페인 로고 티셔츠(7위)를 순위에 올리며 구찌를 추격했다.

    세계적인 명품기업 케링(Kerring) 소속인 구찌와 발렌시아가는 2017년 올해의 최고 브랜드 순위에서도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베트멍, 발렌티노, 오프화이트, 지방시, 몽클레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 구찌, 30세 이하로 구성된 ‘그림자 위원회’ 통해 밀레니얼 정조준

    구찌와 발렌시아가의 공통점은 개성 강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Creative director)의 지휘로 만들어진다는 것. 구찌의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발렌시아가의 뎀나 바잘리아는 기존의 패션을 새로운 시각으로 비틀고 재창조해 밀레니얼과 Z세대 소비자를 매료시켰다.

    2015년 무명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디렉터로 임명한 구찌는 우아하고 고상한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화려하고 톡톡 튀는 ‘긱 시크(geek chic 컴퓨터와 기술 마니아들의 괴짜 패션)’를 선보였다. 또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판매 전략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명품업계가 불황으로 고전한 가운데도 구찌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리스트가 뽑은 2017년 올해의 패션 제품, 상위 5개 제품 중 4개가 구찌다./사진=비즈니스오브패션

    하지만 구찌의 성공 비결을 ‘미켈레 효과’만으로 보긴 어렵다. 구찌는 30세 이하의 직원들로 그림자 위원회(Shadow committee)를 구성해, 임원 회의와 같은 주제를 두고 토론을 펼친다.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해 여행을 주제로 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구찌 플레이스’를 내놨다. 올해부터는 전 제품에 모피 사용을 중단한다. 이런 파격적인 행보는 젊은이들에게 “구찌는 쿨하고 멋진 것”으로 통하고 있다. 실제로 구찌 매출의 절반 이상을 25~35세의 밀레니얼과 Z세대가 올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명품치고 저렴한 가격(?)도 상업적 성공에 한몫했다. 실제로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들어간 제품 4개 모두 500달러 미만에 판매되는 것으로, 기존의 명품보다 접근성이 높다.

    ◇ 발렌시아가, 유머와 풍자로 젊은 층과 소통

    구찌에는 못 미치지만, 발렌시아가도 높은 영향력을 발휘했다. 인기상품 2위에 오른 스피드 트레이너는 지드래곤과 산다라 박 등이 착용하며 삭스 슈즈 열풍을 일으켰다. 이 신발은 지난해 3분기 조사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7위에 오른 캠페인 로고 티셔츠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의 캠프 로고를 차용한 것으로, 시대정신을 반영한 풍자로 이목을 끌었다.

    △발렌시아가 스피드 트레이너를 신은 지드래곤(왼쪽)과 캠페인 로고 티셔츠/사진=지드래곤, 발렌시아가 인스타그램

    구찌가 화려하고 장식적인 맥시멀리즘(maximalism·과장주의)을 내세웠다면, 발렌시아가는 상식을 깬 유머로 젊은 소비자들에게 지지를 얻었다. 특히 이케아의 1000원짜리 쇼핑백을 닮은 200만원대 가죽 가방은 온라인상에서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브랜드의 검색 빈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케링 그룹에 따르면 발렌시아가의 고객 65%가 밀레니얼 세대며, 매출의 50% 이상이 이들에게서 나온다.

    패션 전문가들은 올해도 구찌와 발렌시아가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특히 올해 셀린, 루이비통, 지방시 등 주요 명품들이 수장을 대거 교체함에 따라, 이에 맞서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한편, 리스트 연례 보고서는 120개국 7000만 명 구매자들의 온라인 검색을 추적해 분석한 것이다. 배타적인 수직적 분포모델인 샤넬, 디올, 에르메스, 루이비통, 셀린, 프라다 등은 이번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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