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 IS·이란에 맞서려… 이스라엘·이집트의 오월동주

    입력 : 2018.02.06 03:02

    25년간 4차례 전쟁 치른 앙숙… IS 격퇴하려 비밀 군사협력
    이스라엘, 사우디와도 교류 늘려

    이스라엘이 오랜 기간 반목했던 이집트와 최근 2년간 비밀리에 손을 잡고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세력에 대한 대규모 공습 작전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 시각) 복수의 미·영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두 나라는 1948년부터 1973년까지 네 차례나 전쟁을 치른 적국이었다. 그러나 IS라는 공동의 적을 제거하기 위해 과거를 잠시 잊고 한배를 타는 '중동판 오월동주(吳越同舟)'를 이룬 셈이다.

    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2년여간 전투기·헬기·드론을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보내 시나이 북부의 IS 추종 단체를 100여차례 공습했다. 이스라엘은 전투기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비행기의 국기나 부대 마크 등을 지웠다. 이집트 본토에서 출격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전투기 항로도 우회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진행된 이스라엘의 공습 작전을 모두 보고받고 승인했다. 이집트군은 IS의 병력 위치 등 각종 첩보가 입수되면 이를 이스라엘군에 제공했다. 이집트는 자국의 반(反)이스라엘 정서를 고려해 이런 합동 작전 사실을 극비로 했다.

    이집트가 '적과의 동침'을 한 것은 테러 단체의 소굴이 된 시나이반도를 자력으로 정상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이집트는 2011년 '아랍의 봄', 2013년 쿠데타 등 연이은 정변의 영향으로 군사력이 약해졌다. 이런 와중에 이스라엘이 '도와주겠다'고 손을 내밀었던 것이다. 이스라엘은 시나이반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이 지역의 안정이 자국 안보에 도움이 된다.

    이스라엘은 중동 전쟁에서 맞붙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최근 은밀히 군사·외교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사우디 실세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이 이스라엘을 극비 방문했다는 소문이 외교가에 돌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가 이스라엘과 사우디를 오가며 '이란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치자'며 중재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미 국가인 이란은 이스라엘을 나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사우디에 대해선 "왕정 체제는 반이슬람적"이라고 비난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이스라엘은 (이란에 맞서는) 중동 몇몇 국가들과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한 '몇몇 아랍국가'에 이집트와 사우디가 포함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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