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는 더 부티크가 되겠습니다

조선일보
입력 2018.02.06 03:02

For The Boutiquer

The Boutique가 독자 여러분을 위한 'For The Boutiquer' 코너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The Boutique는 'Memories of Luxury' 이벤트를 진행하며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추억을 공유해왔습니다. 새롭게 마련한 'For The Boutiquer' 코너는 독자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사연은 물론이고 격려, 응원, 개선 사항 등을 소개하며 독자와 소통하는 창구입니다. 아울러 The Boutique가 진행하는 이벤트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는 The Boutique가 되겠습니다.

◇독자 사연

"대학교 입학 선물로 받은 구두 페라가모 바라가 적당히 해지고 적당히 낡았다. 부끄러운 정도는 아니지만 이제는 하이힐보다는 3cm 정도의 펌프스가 좋다. 3cm의 펌프스를 선호하는 나이가 됐다. 다년간의 직장 생활에 족저근막염도 생겼고 발바닥과 뒤꿈치에는 굳은살이 딱딱하게 생겼다. 10여 년 전 '된장녀'라는 개념이 한창 유행하던 때였다. 갓 대학에 입학한 나는 어머니께 페라가모 바라를 꼭 사고 싶다며 떼를 썼다. 평생을 컴포트화로 살아온 어머니께서는 페라가모가 뭔지도 모르셨다. "그냥 좋은 브랜드의 제품이야. 한번 사면 평생 신어"라고 말하며 무작정 어머니를 매장으로 끌고 갔다. "어려운 환경에서 귀하게 키운 딸이니까, 대학 입학 선물로 70만원 정도 돈은 쓸 수 있지 않겠냐"며 어머니께서는 페라가모 바라를 사주셨다.

구두 그림
Getty Images Bank

앞코가 까지면 수선집에 들고 갔고, 굽이 닳으면 또 수선집에 들고 가며 10년 넘게 신었다. 그렇게 수선한 만큼 애정은 더해갔다. 사회인이 되고 온갖 구두를 사봤지만 그래도 어머니께서 사주신 페라가모만 못한 것 같다. 뭐라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냥 나에겐 '페라가모=구두의 정석'이다. 일종의 첫사랑의 추억 같은 셈이다. 족저근막염으로 더 이상 하이힐을 신기 어렵게 되자 굽이 좀 낮은 편한 펌프스를 신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뭐 그런 일련의 추억을 되새김질하며 지내던 중에 해외 출장 기회가 생겼다. 당시 늘 생각했던 게 페라가모 펌프스니 이참에 장만하자며 영국 히스로공항 면세점에 갔다. 400파운드, 한화로 약 60만원. 국내 백화점보다는 확실히 쌌지만 선뜻 카드를 내밀기가 어려웠다. '다음 달 카드 값이 얼마더라' '보험료는 잘 나갔나' '예비비는 충분한가' 수십 가지 생각이 지나쳐 갔다. 그렇게 나는 히스로공항 면세점을 1시간 동안 서성거렸다. 그러던 중 10여 년 전, 나를 위해 페라가모 바라를 흔쾌히 사주신 어머니 생각이 났다. 당신께서는 시장에서 3만~4만원짜리 컴포트화를 사 신으시면서 70만원 넘는 신발을 딸 품에 안겨준 어머니. 요즘 나는 고속터미널 상가에서 산 4만원짜리 컴포트화를 신고, 400파운드짜리 페라가모 구두를 신발장에 고이 모셔두었다. 먼지도 잘 털어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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