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평창 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 단장에 김영남〈사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보낸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김영남 위원장을 비롯한 대표단 3명과 지원 인원 18명으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이 9일부터 11일까지 남측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김영남은 북한 권부 내에서 명목상 서열 2위의 최고위급 인사다.
1928년생으로 올해 90세인 김영남은 김일성 시대에 북한 외교부장, 김정일 시대에는 북한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국가수반의 역할을 수행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당의 최고 핵심기구인 당 정치국 상임위원에 임명돼 활동하고 있다.
북한이 '정상 국가'임을 과시하기 위해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보낸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에 26개국 정상이 참가하는 가운데 북한이 국가수반급인 김영남을 파견함으로써 정상외교를 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김영남은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 대상에 오른 적이 없다. 당초 방남 가능성이 점쳐졌던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은 우리 정부의 독자제재 명단에 포함돼 논란이 일었었다. 김영남은 김정은의 친서나 구두 메시지를 가져올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앞서 청와대는 "김정은 위원장 다음가는 2∼3인자 이런 분들이 오면 의미가 더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