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플레이스] 골목 300m에 과거가 거니는… 광주 펭귄마을 골목

입력 2018.02.05 03:04

골목 벽에 소박한 詩와 벽화… 거리 곳곳 오래된 생활소품 전시
月 2만명 발길… 市, 공예거리 육성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에는 펭귄 없는 '펭귄마을'이 있다. 오래된 주택가 골목 사이로 어르신이 뒷짐을 지고 다니는 모습이 펭귄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요즘 이곳에 전국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30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된다. 매달 2만명 이상이다.

최근 기자가 찾아본 펭귄마을은 부챗살처럼 퍼진 골목길 300m를 따라 전국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벽에는 소박한 시와 그림이 그려져 있고, 곳곳에 오래된 시계, 신발, 그릇이 걸려 있다. 시간을 건너온 물건들이 그 자체로 작품이 됐다. 마을 어린이들과 학생들이 만들어 건 소품도 있었다.

오래된 소품으로 마을을 꾸며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지난해 30만명이 다녀갔다.
오래된 소품으로 마을을 꾸며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지난해 30만명이 다녀갔다. /김영근 기자
빈터나 텃밭에는 생활용품이 가득했다. 작은 TV와 라디오, 장독, 의자, 바구니, 가스통, 솥, 어린이책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수십년 생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에 온 듯했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옛날 과자도 보였다. 사이사이 버려진 생활용품으로 만든 공예 작품이 놓여 있다. 골목을 돌고 있던 정한솔(부산외대 3년)씨는 "오래된 동네에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함께 사진을 찍던 친구 최지은(우송대 3년)씨도 "생활용품도 이렇게 모아놓으니 작품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멈춰 버린 당신의 꿈이 지금 시작됩니다' '유행 따라 살지 말고 형편 따라 살자'는 문구가 적힌 액자도 눈길을 붙들었다.

원래 양림동은 서양 선교사들이 포교하면서 개화 물결을 일으켰던 곳이다. 쇠락해가던 펭귄마을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 골목 주택에 불이 나 흉해진 자리에 주민들이 벽화를 그리고 생활 소품을 가져다 놓기 시작했다. 마을 부흥에 앞장선 것은 '촌장'으로 불리는 김동균씨다. 김씨는 오가는 관광객 사이에서 작은 TV상자에 빨간색 페인트를 칠하고 있었다. 그는 "3년 전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사람이 찾아올 줄 몰랐다"며 "도심 속 옛 마을에 사람들이 붐비니 정말 좋다"고 했다. 광주남구청은 펭귄마을을 보존하면서 공예특화거리로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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