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가 노래한 '하늘' 그리고 싶었다

    입력 : 2018.02.05 03:04

    美 내셔널갤러리에 입성한 재미교포 작가 바이런 킴 개인전
    詩人이 되고 싶었던 화가 "17년간 일기쓰듯 하늘 그렸죠"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이란 상용구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얘긴지 도시인들은 안다. 도시의 하늘은 조명 때문에 그리 까맣지도 않을뿐더러 별은 한두 개 보일까 말까 한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 바이런 킴(57)은 도시인이 공감할 수 있는 밤하늘을 그린다. 가로 183㎝, 세로 229㎝짜리 커다란 창문 크기의 회화 '무제'는 온통 짙은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다. 그림 오른쪽 옆과 아래에는 각각 갈색과 회색의 가느다란 테두리가 그려져 있다. 도시에서 하늘을 올려다볼 때 시야 한구석을 차지하는 건물의 일부분을 표현한 것이다. 작가는 "하늘은 무한하지만, 도시의 하늘은 그렇지 않다"며 "아직 하늘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게 너무 많기 때문에 여기에 끌린다"고 했다.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 걸린 ‘일요일 회화’ 연작 앞에 선 바이런 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그린 하늘 중 한국 또는 여행과 관련된 작품을 골랐다.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 걸린 ‘일요일 회화’ 연작 앞에 선 바이런 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그린 하늘 중 한국 또는 여행과 관련된 작품을 골랐다. /조인원 기자

    서울 삼청동 국제 갤러리에서 열리는 바이런 킴의 개인전 '스카이'는 낮과 밤의 하늘을 그린 그림 6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2관에는 2007년부터 2016년까지 그린 '일요일 회화(Sunday Paintings)' 48점이, 3관에는 뉴욕 브루클린 등지에서 바라본 밤하늘을 그린 대형 회화 8점이 걸렸다. 바이런 킴은 워싱턴 DC 국립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제유법(Synecdoche)'으로 유명하다. 1993년 뉴욕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으로 가족, 친구, 이웃, 지인, 동료의 다양한 피부색을 표현한 나무판 400개를 한데 모아 400명의 인간 군상을 담아냈다.

    '일요일 회화'는 작가가 2001년부터 지금까지 일요일마다 그날의 하늘을 그리고 일기와 같은 단상을 적은 일종의 '시화(詩畵)' 연작이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는 등 소소하지만 내밀한 이야기 위주다. 바이런 킴은 "광활하고 미지(未知)를 상징하는 하늘과 작고 평범한 나의 일상을 연결 짓고 싶었다"고 했다. 예일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20대 초반에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며 "지금도 시를 좋아하고 특히 윤동주의 시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윤동주도 하늘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서 호감을 느껴요. 단순하고 직선적인 표현으로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그의 시는 제가 추구하는 예술과 비슷하죠."

    2011년 열린 바이런 킴의 서울 전시를 관람했다면 조금 아쉬울 수 있다. 구성 면에서 두 전시가 크게 다르지 않다. 28일까지. (02)733-4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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