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브란스式 화재 대응 전국 시설로 전파시켜야

조선일보
입력 2018.02.05 03:19 | 수정 2018.02.05 05:53

3일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3층에서 불이 났지만 별 피해 없이 진화(鎭火)됐다. 연기를 약간 마신 몇몇 환자를 제외하면 부상자도 없었다. 세브란스 화재는 지난달 밀양 세종병원 화재와 마찬가지로 이른 아침에, 환자와 보호자 이동이 많은 병원 로비층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밀양 화재에선 41명 사망, 151명 부상자를 냈고, 세브란스 화재에선 인명 피해가 없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관의 14개 건물을 모두 합치면 환자, 의료진, 보호자 등 평소 3만명이 상주한다. 건물은 모두 서로 연결돼 있다. 어디서 불이 나 초동진압에 실패하면 상상할 수 없는 피해로 번질 수 있다. 그러나 세브란스 화재 방지 시스템은 제대로 가동했고, 구성원들은 매뉴얼대로, 그리고 훈련받은 대로 움직였다.

3층에서 난 화재의 초기 불길은 스프링클러가 잡았다. 동시에 화재 감지기와 방화문이 작동했다. 병원은 화재 발생 즉시 소방서에 신고했고 원내 방송으로 환자들에게 알렸다. 직원들은 환자와 보호자들을 불이 난 반대편 쪽 비상구로 대피시켰다. 일부 입원 환자는 옥상으로 피했다.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들은 모두 내리게 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의료진과 소방관이 업고 뛰었다. 외부 대피 환자들에겐 담요가 지급됐다. 평소 훈련처럼 했다고 한다. 작년에만 10차례 이상 실전(實戰) 수준 훈련을 했다. 소방 당국 대응도 빨랐다. 두 차례에 걸쳐 인력 290여 명과 소방차 95대를 투입했고, 한 시간 만에 1차 진화에 성공했다.

세브란스 화재는 귀중한 실제 상황 경험이다. 정밀하게 되짚어 보면 생각 못했던 허점이 확인될 수도 있다. 잘했던 점과 부족했던 점 모두 분석해 보완할 것은 보완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귀한 경험을 다른 병원들과 백화점, 극장 등 대규모 시민 이용 시설들과 공유(共有)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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