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해서 어찌하나" 유족들 오열…밀양화재 합동위령제 열려

입력 2018.02.03 14:54 | 수정 2018.02.03 20:58

191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의 희생자 합동 위령제가 3일 오전 11시 밀양시 삼문동 문화체육회관 합동분향소에서 열렸다. 이날 합동 위령제에는 사고 희생자 40명의 유가족과 시민 등 11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달 27일 분향소 개설 이후 지난 2일까지 조문객은 9770여명이었다.

조문을 온 시민 김모(63·밀양시 내일동)씨는 “밀양은 좁은 동네라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분들이고 돌아가신 분 중에도 아는 분이 있어 놀랐다”며 “밀양 시내에서 한 번에 이렇게 많은 분이 돌아가신 일이 처음이라 안타까운 마음에 위령제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합동 위령제는 묵념, 경과보고, 추도사, 유족대표 인사, 종교의식,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추도사에서 “지난달 26일은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라며 “숨진 이들은 밀양 시민의 아버님, 어머님, 형제, 자매이고 이웃이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가족의 통곡을 뒤로 하고 떠났지만 한 분 한 분이 기억될 것”이라며 “제대로 추모하는 유일한 길은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현장을 바꿔 사회를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고 유가족협의회 김승환씨가 유가족들을 대표해 인사말을 했다. 김씨는 “(고인에게) 더 따뜻하게 말하고 더 이야기를 듣고 더 곁에 오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후회스럽다”며 “이승의 아쉬움과 안타까움은 우리에게 남겨두고 병 없고 걱정 없는 세상에서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당직의사 민현식, 책임간호사 김점자, 간호조무사 김라희씨는 환자를 보살펴야 할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환자를 대피시키다 숨진 의인들”이라며 “이들의 살신성인과 용기를 기억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의사자 지정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화재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불교와 천주교 종교 의식이 30분가량 진행됐다. 이후 유가족들이 숨진 가족의 영정 앞에 헌화했다. 이 과정에서 고(故) 문광숙씨의 유가족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바닥에 주저앉으며 “우리 숙이 불쌍해서 우짜노(어찌하나)? 엄마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라고 오열했다. 이를 지켜보던 몇몇 시민들도 좌석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소리 없이 눈물을 훔쳤다.

밀양시 관계자는 “합동 위령제를 끝으로 사망자에 대한 장례 절차는 일차적으로 마무리가 됐다”며 “향후 유족의 장례비, 부상자의 의료비 지원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6일 오전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지금까지 40명이 사망하고 151명(중상자 12명)이 다쳤다. 경상자 139명 중 9명이 퇴원하고 나머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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