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소방시설 부실시공하면 건설사도 공동책임 지운다

입력 2018.02.03 14:00

행안부, 올해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 추진
소방시설 공사 원도급자·하도급자 ‘공동책임제’ 명시
설계·감리 하도급 제한…명의 대여 규정도 강화

지난 1월 26일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청

앞으로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부실시공이 드러날 경우 직접 시공한 하도급 업체뿐만 아니라 건설사 등 원도급자도 공동책임을 지게된다. 또 불법 시공에 대한 과징금 상한액도 기존의 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올라간다.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안’이 2월중 국회에 제출돼 입법이 추진된다.

개정안은 우선 소방시설 공사에 대해 원도급자와 하도급자의 공동책임제를 명시했다. 개정안은 “소방시설 공사 등의 업무 수행 의무를 고의나 과실로 위반해 다른 자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재산 피해를 입힌 경우 하도급자가 책임질 사유에 대해 원도급자도 같은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즉 소방시설 안전 책임을 하도급자뿐만 아니라 종합건설회사나 건축설계사무소와 같은 원도급자에게도 물어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지나친 원가 후려치기를 방지하는 목적도 있다.

지난 6일 오전에 찾은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화재경보기. 하단부 스위치 뚜껑이 망가져 계속 오작동한다는 이유로 상인들이 경보기 주위를 테이프로 감싸 아예 사용하지 못하게 만든 모습이다. /조선 DB

한국소방시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소방시설 공사와 관련해 건축주 발주금액의 약 87% 선에 수주를 한다. 건축주가 소방시설에 10억원을 투자할 생각이라면 건설사는 이 중 8억7000만원을 가져간다. 건설사는 이를 다시 소방시설 공사업체에 하도급을 준다. 소방시설 공사업체에 최종으로 주어지는 금액은 5억3000만~7억5000만원가량이다. 그렇다 보니 소방시설 공사업체는 중저가의 자재로 관련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소방설비의 오작동이나 미작동이 반복해 발생하는 이유다.

개정안에는 불법 시공에 대한 과징금 상한액을 기존의 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올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소방 업계에서는 현행 3000만원 과징금이 대형 업체들에게는 큰 타격을 주기 어려워 중대한 위반 사항을 바로 잡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아울러 소방시설 공사 설계·감리의 하도급도 제한한다. 현재는 소방시설 공사 설계와 감리 하도급에 대한 제한이 없어 저가 하도급에 따른 사고 위험이 늘 상존했다. 전문 기술능력을 갖춘 업체가 설계와 감리를 맡게 해 이런 구조적 위험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또 소방시설 업자의 명의를 대여하는 규정도 강화한다. 무등록 업체가 명의나 상호를 대여해 사용하는 악습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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