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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참사 원흉이라니…외단열이 억울한 이유

  • 김양길 제이아키브 대표

    입력 : 2018.02.04 06:31 | 수정 : 2018.02.04 08:32

    집 지을 때 쓰는 건축 재료는 눈에 보이는 것만 50가지가 넘습니다. 건축주가 재료 특성과 시공법을 모두 꿰기는 힘들지만 기초 지식만 알고 있어도 마음고생할 확률은 줄어듭니다. 땅집고는 3년 연속 건축명장에 뽑힌 김양길 제이아키브 대표와 함께 건축 재료 시공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과 주의 사항을 살펴봅니다.

    [김양길의 재료를 말한다] ④ 외단열 미장마감 공법

    건물 외부에 단열재를 사용하면서 메쉬(mesh·그물망)와 모르타르를 덧대고 도료로 마감하는 공법을 외단열미장마감(EIFS·Exterior Insulation Finishing System)이라고 한다. 건축물 외부 마감재 중 가장 가볍고, 시공방법도 비교적 간단해 공사 기간과 원가 절감에 효과가 있다. 1950년대 후반 독일에서 시작해 1960년대 이후 널리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드라이비트(Dryvit)라는 제품명이 마치 고유명사인 것처럼 알려져 있다. 드라이비트공법 등을 통칭해서 외단열 시스템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값싼 건축물에 사용되는 자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약하다, 때가 잘 탄다, 단열재 이음이 눈에 띄게 보인다’ 등의 이유로 외면받았다. 최근에는 대형 화재 참사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오해가 생기는 것은 외단열미장마감공법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시방서(示方書)를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저가 발주가 원인이다.

    어떻게 작업하고 어떤 자재를 쓰느냐에 따라 외단열미장마감공법은 매우 안정적이고, 확실한 단열을 보장해 주며 수명도 매우 길다.

    외단열미장마감공법을 적용한 시공 사례. /제이아키브 제공

    ■문양과 질감, 색상

    [문양과 질감]
    최종 마감인 도료에 포함된 골재 사이즈나 바르는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줄눈을 이용해 다양한 패턴을 만들 수도 있다. 골재 사이즈는 1mm~5mm까지 다양하다. 이를 문질러 바르거나 뿌리면서 여러가지 질감이 나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일반 건축자재처럼 연결되는 선이 없어 마감 형태가 자유롭다.

    [색상]
    최종 마감 재료에 원하는 모든 색상을 조합할 수 있다.

    줄눈을 이용한 패턴. /Sto A&C 제공

    ■재료의 장·단점

    [장점]
    -면적의 확보: 정부의 단열기준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중부지방의 경우 외기에 면하는 벽체의 단열재 두께는 스티로폼 기준으로 2001년 75mm→2011년 100mm→2013년 140mm로 변해왔다. 12년만에 배 가까이 두꺼워진 것이다. 기존에는 전체 벽체의 중심을 기준으로 면적을 산정하는 방식이었는데, 외단열 방식에서는 구조체의 중심선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면적 확보 측면에서 내단열보다 유리하다.

    내단열(왼쪽)과 외단열 건물 면적 산출 비교표. /제이아키브

    -무손실 단열 확보 : 석재나 기타 외장재를 고정하기 위한 철물 등에서 발생하는 열 손실이 없다. 단열이 강화되면서 외장 마감재 하중에 따라 철물도 강화될 수 밖에 없는데 마감재 바탕이 단열재이므로 그런 부분에서 자유롭다.

    -공사기간 절감 : 재료의 재단과 가공이 없어 넓은 면적을 단시간에 시공할 수 있다. 주택 기준으로 석재를 시공했을 때 20일이 소요된다면, 외단열 시스템은 일주일 정도면 가능하다.

    [단점]
    - 오염 : 밝은색을 사용하면 골재의 공극 사이로 먼지 등이 침투하거나 완벽하지 못한 물끊기 시공으로 오염이 생길 수 있다.
    - 파손 : 다른 외장재보다 강도가 약한 편이다. 물리적 힘이 가해진다면 파손될 수 있다.
    - 화재 : 불연이나 준불연의 단열재를 사용하면 안전할 수 있지만 비싸다. 접착 면의 시공에도 신경써야 한다.
    외단열 시공에 따른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한 단열띠장. /Sto A&C
    불에 잘 타지 않는 단열재를 이용해 마감한 사례. /Sto A&C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해 바탕 보강작업 과정. 오른쪽 아래는 바탕작업을 하지 않는 상황이며 왼쪽 위가 작업을 마친 모습. /Sto A&C

    ■시공 방법과 유의사항

    재료마다 생산 회사에서 주는 시방을 잘 지켜야 한다. 바탕재료가 되는 단열재의 숙성(생산한 후에 변형이 있으므로 충분한 숙성돼야 한다)을 확인해야 한다. 단열재가 구조체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접착제와 패스너의 적정한 용량과 규격을 지켜야 한다. 이후 면을 고르게 하기 위한 작업과 양생 과정을 잘 살펴 단열재 변형이 있는지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외단열미장공법의 기본시공 도해. /Sto A&C
    단열재 설치 후 조인트 모르타르를 바른 모습. /Sto A&C
    메쉬 위에 모르타르를 바른 모습. /Sto A&C
    기밀함을 더하기 위한 단열재 가공. /Sto A&C
    물끊기 플러싱과 코너 마감을 위해 몰딩을 사용한 사례. /Sto A&C

    ■가격과 구매량 계산

    [사용량 산출]
    건축 마감재 대부분은 m²(제곱미터)를 사용하는데, 외단열미장마감공법도 마찬가지다. 창문 등 개구부를 제외한 면적당 가격을 정한다. [총공사량 = 테두리 길이 X 높이 - 개구의 면적]으로 산출된다.

    제품마다 아크릴, 실리콘, 실리카, 실리케이트 합성수지 제품으로 구분된다. 각 제품의 카탈로그를 확인하면 각각의 장단점을 알 수 있다.

    [가격]
    유럽산과 미국산, 국내산이 많이 사용된다. 중부지방 단열재 두께 기준으로 국내산은 m²당 4만원부터 형성돼 있고, 수입산은 5만~7만원 대에 거래된다. 예를 들어 바닥 면적 99m²(30평)의 2층 주택에 시공할 경우, 보통 400~500m² 소요량이 나온다. 금액으로는 500m² X 4만원하면 2000만원 정도 된다.

    ■마감재로서 외단열시스템의 가능성

    우리가 흔히 우려하는 몇 가지의 단점을 보완한다면 기능이나 심미적 측면에서 손색이 없는 건축 외장재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추구하는 녹색 건축물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이미 유럽 등 여러나라에서는 관련 법이 상세하게 적용돼 상대적으로 섬세하게 시공되고 있다. 우리도 관련 법이 개정돼 가격과 공사 기간, 내구성에서 모두 만족한다면 가장 훌륭한 마감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김양길 제이아키브 대표
    김양길은 ㈜제이아키브의 대표이며, 한국건축가연합에서 주관하는 건축명장을 세 차례 받았다. 건축가들과 협업해 경기 판교신도시에 30여 채를 비롯해 중소규모 주택 70여채를 지었다. 완성도가 높은 주택 상당수가 언론에 소개됐다. 건축재료 시공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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