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편지] 자서전을 써보세요, 내일이 달라집니다

  • 민경호 출판사 세계로미디어 대표

    입력 : 2018.02.02 03:12

    민경호 출판사 세계로미디어 대표
    민경호 출판사 세계로미디어 대표
    '자서전 쓰기' 강사입니다. 2000년 우리나라 첫 실버타운이라는 수원 유당마을에서 강의한 것을 시작으로 서울 시니어스타워와 노블카운티, 그리고 도서관·문화센터·평생학습센터·복지관 등에서 가르쳐왔습니다.

    출판사를 경영하는 터라, 처음엔 자서전 강좌를 통해 수강생들의 글을 책으로 만드는 서비스를 주력 상품으로 삼으려던 계획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업을 거듭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사명감이랄까, 이렇게 보람 있는 일은 누가 해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18년이 흘렀습니다.

    저는 먼저 수강생들에게 이런 얘기를 합니다. "자서전은 단순히 사건의 나열로 이루어진 책이 아닙니다. 나의 희로애락과 고군분투가 녹아 있는 인생 그 자체이며, 개개인의 역사서입니다. 내가 언제부터,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았는지를 기록한 책입니다. 본인이 그 시대를 서술하는 사관(史官)이 되는 거죠. 이 책이 후대에게 지혜와 교훈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서전을 쓰면 당장 내일부터 당신의 세상은 바뀌어 갈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묻습니다. "글을 안 써본 나 같은 사람도 쓸 수 있나요?" "쓸 게 없어요. 뭘 써야 할까요?" 이런 질문은 대개 자서전을 위인전으로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답합니다. "대단한 사람만 자서전을 쓰는 게 아닙니다. 소소하지만 나만의 일상, 성장기의 사건들, 고난을 이겨낸 이야기, 아들딸이나 이웃에게 하고 싶은 말,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은 말, 이런 걸 넣으면 돼요." 수업은 보통 20회가량 하는데 적잖은 시간을 글쓰기 요령, 특히 글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데 할애합니다.

    자서전을 써서 얻는 장점은 많습니다. 자기 발견, 심리 치유, 기억력 개선 등입니다. 2011년 제천평생학습센터 강좌에 참여한 중년 여성은 자서전을 쓰면서 우울증을 많이 극복했다고 했습니다. 재작년과 작년에는 서울 강남도서관에서 강의했는데 결과물들이 훌륭했습니다. 등록 인원 50명 가운데 22명이 원고를 내서 책으로 엮었지요. 어린 시절의 일들, 학교와 군대에서 겪은 일, 직장 생활, 결혼·출산·육아, 사업, 친구, 노후, 건강, 취미, 종교 등 모두가 흥미롭고 감동적인 논픽션이었습니다.

    8년 전에 수강한 어떤 분은 1년에 걸쳐 자서전을 썼는데 원고를 지하철에 놓고 내리는 바람에 장시간 재작업하기도 했습니다. 수강 후 5년이 지나 원고를 가져와 책을 만들어 달라고 하신 분도 있습니다. 어떤 중년 남성은 "저는 어린 시절이 즐겁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서전을 쓰느라 기억을 더듬어보니 행복했던 순간도 꽤 있더군요. 인생 전체를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한 여성은 "저는 여전히 글쓰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아직 많이 쓰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습니다. 한 수강생은 출판된 책을 들고 "책으로 나오니 근사하네요. 제 이야기도 책이 될 줄 몰랐어요. 더 열심히 살 걸, 더 잘 쓸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오네요."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말한 분도 있습니다. "10년 정도 후에 한 번 더 자서전을 쓸 겁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정말로 후회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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