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노예 시장에 '자유'가 울려 퍼지다

조선일보
  • 김경은 기자
    입력 2018.02.02 03:02

    [어린이책]

    일요일 노예 시장에 '자유'가 울려 퍼지다
    콩고 광장의 자유

    캐럴 보스턴 위더포드 글 | R 그레고리 크리스티 그림 | 김서정 옮김ㅣ밝은미래40쪽ㅣ1만2000원

    일요일 노예 시장에 '자유'가 울려 퍼지다
    노랗게 익은 들판처럼 찬연히 빛나는 색채가 눈을 사로잡는다. 여기는 콩고 광장. 미국 루이지애나주(州) 뉴올리언스시에 있는 이 광장이 유명해진 건 일요일 오후마다 아프리카 노예들이 펼친 음악과 노래와 춤 공연 덕분이었다. 가족과 헤어진 채 사슬에 묶여 노예선에 태워졌던 이들은 새로운 나라 미국에 가서 누군가의 '재산'이 됐다.

    인정사정없는 노예의 나날. 월요일엔 돼지 먹일 여물을 나르고, 화요일엔 씨를 뿌린다. 잠시도 쉴 틈 없는 노예의 하루. 끔찍한 채찍질을 견딜 수 없지만, 몇몇 노예는 죽을 힘으로 달아나지만, 이들이 견딜 수 있는 건 모임이 허락되는 일요일 오후가 있기 때문이다. 마침내 노예들은 탁 트인 콩고 광장에 모여 환한 햇빛을 받으면서 탬버린을 흔들고, 피리를 부는데….

    조상들 숨소리를 북소리로 살려내며 짧게 접하는 자유의 맛을 원색의 이미지로 생동감 있게 그려낸 이 책은 고단한 환경이 빚어내는 삶의 단면이 얼마나 소중하고 애잔한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처럼 함축적으로 써 내려간 짧은 문장 속에 노예들의 고통과 해방감, 억압과 자유, 간절한 기다림을 신비로운 색채로 펼쳐내 손에서 책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미국에서 해마다 가장 뛰어난 그림책에 주는 '칼데콧 아너 상'을 받았다. 6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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