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주민 수만명을 동원해 김일성광장에서 카드섹션 연습을 시키는 등 2월 8일 건군절을 맞아 본격적인 열병식(퍼레이드) 준비에 돌입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0일 보도했다.

VOA는 지난 28일 오전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이 김일성광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이날 공개했다. 사진에서 광장 중심부는 빨갛게 색칠한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대규모 인파가 붉은색 카드섹션 연습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VOA는 전했다. 붉은색 중심에는 노란색으로 만든 글자 3개도 어렴풋이 보인다. VOA는 하루 전에도 김일성광장이 비어 있었다면서 28일 본격적으로 열병식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이 작년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일성 주석의 105주년 생일 기념 열병식을 진행하고 있다(위 사진). 당시 노동신문은 이 사진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최근 북한이 또다시 내달 8일 건군절 열병식을 대대적으로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이 지난 28일 촬영한 위성사진(아래 오른쪽)에는 김일성광장이 대규모 인파가 만들어낸 붉은 물결로 뒤덮여 있다. 같은 장소를 찍은 27일 위성사진(아래 왼쪽)에는 광장이 텅 비어 있다.

북한은 김일성 생일(4월 15일)이나 건군절에 5년, 10년 단위로 김일성광장에서 대대적인 열병식을 해 왔다. 이때 주민 수만명을 동원해 카드섹션도 진행했다. 빨간색 배경에 노란색으로 '결사옹위' '군사강국' '조국통일' 등 글자를 만들었다. 정부 소식통은 "28일 카드섹션 연습에는 적어도 3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2월 8일 건군절에는 군과 민간인 5만명 이상이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와 별도로 김일성광장에서 동쪽으로 약 7㎞ 떨어진 미림비행장에서 병력 1만2000명과 군용 트럭 등 장비 200여 대를 동원해 열병식을 준비 중이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2월 8일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대거 동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열병식에 한국군 장교를 초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지만 국방부는 "그런 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