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도배·타일 배우는 2030… "해고 걱정 없어 좋잖아요"

조선일보
  • 성유진 기자
    입력 2018.01.31 03:05

    직장인 수강생들로 학원 붐벼 "기술 배워두면 은퇴후에도 도움"
    기능사 응시 2030, 5년새 4.5배

    도배공·타일공 같은 기술은 젊은 층이 꺼리는 직업이었다. 몸이 고되고 사회적으로 알아주지 않는 일이라는 인식이 컸다. 요즘엔 20·30대 직장인 중 이런 일을 배우겠다고 학원을 찾는 사람이 적 지 않다. "기술만 있으면 해고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평생 직업' 아니냐"고 한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은평구의 한 인테리어 기술학원. 66㎡(20평) 실습실 안에 희뿌연 먼지가 가득 찼다. 강사가 "줄의 수평·수직을 제대로 맞춰야 타일이 비뚤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수강생 15명이 쭈그려 앉아 그 말에 따라 정사각형 타일을 벽에 붙였다. 몇몇은 시멘트 바른 타일이 벽에 잘 붙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인테리어 필름 시공 이렇게…  - 지난 14일 서울 한 인테리어 기술학원에서 강사가 수강생에게 인테리어 필름 시공법을 가르치고 있다. 집을 직접 꾸미기 위해 배우는 이들도 있지만, 평생 직업이라며 주말에 학원에 나오는 20·30대 직장인이 많다.
    인테리어 필름 시공 이렇게… - 지난 14일 서울 한 인테리어 기술학원에서 강사가 수강생에게 인테리어 필름 시공법을 가르치고 있다. 집을 직접 꾸미기 위해 배우는 이들도 있지만, 평생 직업이라며 주말에 학원에 나오는 20·30대 직장인이 많다. /이진한 기자

    이 실습실 수강생의 절반 정도가 20·30대 직장인이다. 주중에는 회사에 나가고 주말엔 학원에서 하루 8시간씩 수업을 듣는다. 수강생 장모(여·29)씨는 "타일 하나 붙이는 게 이렇게 힘이 필요한 일인지 몰랐다"며 "당장 회사를 그만둘 생각은 아니지만, 기술을 배워두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학원에 등록했다"고 했다. 조모(38)씨는 쇼핑몰 업체 직원이다. 그는 "외국에선 타일공이 대우받는 직업이라더라. 나중에 혹시 이민을 갈 때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같은 시각 바로 옆 인테리어 필름·바닥재 시공반. 강사 주변에 동그랗게 모인 수강생들이 휴대폰 동영상으로 강의 내용을 찍고 있었다. 정보통신(IT) 업계에서 일한다는 한 수강생(36)은 "IT 쪽은 보통 기업보다 퇴사 시기가 빠르다. 나중에 직장을 그만뒀을 때 뭘 할지 막막해 보험용으로 학원에 등록했다"고 했다. 지난해엔 도배 과정도 수강했다고 한다.

    실제 관련 자격증을 따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축도장기능사 시험에 응시한 20·30대는 5811명으로 5년 전 1277명에서 4.5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타일기능사 20·30대 응시자도 362명에서 851명으로 증가했다. 경기도 용인의 한 인테리어 전문학원은 "3~4년 전보다 직장인 등록자가 2배 가까이 늘었다"고 했다.

    현재 타일공은 숙련자 기준 일당 25만원, 한 달 평균 500만원 정도를 번다고 한다. 집 꾸미기 열풍 등으로 기술자를 찾는 사람은 느는데 하려는 사람은 적어 인건비가 점점 올라가는 추세다. 다만 현장 관계자들은 지나친 장밋빛 접근은 경계했다. 한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는 "제대로 기술을 익히려면 처음 1~2년은 현장을 따라다니며 일을 배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못 견디고 관두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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