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0명씩 日 소프트뱅크·NTT 보냈죠"

조선일보
  • 김승현 기자
    입력 2018.01.31 03:05

    김기종 대구 영진전문대 교수… '日 IT 기업 주문반'서 인재 양성
    올 졸업생 49명 포함 241명 취업 "인력난 겪는 일본 기업 공략해야"

    "일본 IT 기업에서 당당하게 경쟁하는 제자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지난 3일 대구 영진전문대(총장 최재영) 김기종(50· 컴퓨터정보계열) 교수는 "일본 IT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주문식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일본 대기업 벽을 뚫을 수 있었다"며 "명문대 출신과 당당히 경쟁해 일본 기업에 입사한 제자들을 볼 때 뿌듯하다"고 했다.

    김 교수가 2007년 대학 내 만든 '일본 IT 기업 주문반'이 최근 일본 취업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13년부터 일본 IT 기업 주문반 전원이 일본 3대 통신 업체인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라쿠텐, NTT(㈜일본전신전화), 야후재팬, 젠켄 등 대기업과 중견 IT 업체에 모두 합격했다. 올 졸업 예정자 49명을 포함해 총 241명에 달한다. 다음 달 졸업하는 조나훔씨는 라쿠텐을 비롯해 일본 IT 기업 7곳에 동시 합격하기도 했다.

    지난 3일 김기종 대구 영진전문대 교수가 ‘일본IT기업주문반’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지난 3일 김기종 대구 영진전문대 교수가 ‘일본IT기업주문반’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특히 한 해 한국인을 4~6명만 채용하는 소프트뱅크에 지방 전문대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매년 1~4명씩 합격자를 배출했다. 소프트뱅크의 한국인 채용 업무를 담당하는 컨설팅 회사 가케하시 스카이솔루션즈 오영식 매니저는 "서울대나 연세대 등 명문대학 출신도 탈락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며 "소프트뱅크에는 이 학교가 좋은 인재를 배출하는 '명문'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2006년 한 대기업 간부로부터 '일본에서 한국 IT 인재들을 필요로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본 IT 기업 주문반을 편성했다. 컴퓨터정보계열(3년제) 1~3학년 학생 150여명을 3개 반으로 나눠 학년별 커리큘럼을 만들고 새 교수진을 구성했다.

    프로그램은 빡빡하기로 유명하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웹 프로그래밍 등 전공 수업 이후 오후 10시까지 자율 학습이 이어졌다. 방학에도 오후 6시까지 수업을 했다. 중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퇴출시켰다. 학생들 사이에 '영진전문고'라는 하소연이 터져 나왔다. 김 교수는 "일본 기업이 원하는 유창한 일본어, 전공 실력, 인성 등을 갖추려면 두 배, 세 배의 노력이 필요했다"고 했다.

    일본 IT 기업 주문반 운영 초기 3년 동안은 위기였다. 학생들의 학업 부담은 컸지만 취업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준비반 절반이 중도 포기했다. 김 교수는 포기하는 대신 프로그램을 더 내실화했다. 매일 일본어 특강을 2시간씩 늘리고, 지도교수제를 도입해 학생들의 공부 패턴과 인성까지 챙겼다. 2학년 여름방학 때는 일본 기업에 6주간 파견해 어학연수와 함께 기업 문화를 익히도록 했다. "지각하거나 과제를 하지 않으면 운동장을 세 바퀴 뛰는 규칙을 만들었다. 나도 학생들과 같이 뛰며 그들과 호흡을 맞추었다." 김 교수는 "당초 한 개 반만 운영하던 일본 IT 기업 주문반을 지난해 2개로 늘렸다"며 "최근 인력난을 겪고 있는 일본 IT 기업을 한국 젊은이들이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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