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오빠 이미지요? 저 말썽쟁이예요"

    입력 : 2018.01.31 03:02

    '킹키부츠' 찰리役 이석훈
    "뮤지컬은 종합예술의 결정체… 주인공 캐릭터 나와 많이 닮아"

    연예인들은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이미지 변신을 해야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일종의 강박이다. 아이돌 그룹 SG워너비 멤버인 이석훈(34)은 정반대의 길을 가는 것 같다. '교회 오빠' 이미지를 고수한다.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지원자들의 멘토를 맡아 다정한 인상을 더했다.

    이석훈
    /조인원 기자
    31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이석훈은 모범생 찰리 역할에 도전한다. 미국 오리지널판 연출가에게서 "누가 봐도 찰리"라는 칭찬을 끌어냈다. 뮤지컬 도전은 처음인 그에게 찰리 역은 잘 재단된 슈트 같다.

    "저랑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어요." 최근 연습실이 있는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이석훈은 머쓱해했다. "어린 시절엔 굉장한 말썽쟁이였어요. 공부도 안 했고… 유혹에도 많이 흔들리는 사람이에요. 교회는 다니고 있지만 벼랑 끝에 있는 저를 발견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고해성사하듯이 말했다. "다른 강한 역할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하지만 제가 아직 그럴 깜냥이 안 돼요. 뮤지컬이 종합예술의 결정체라고 늘 생각해 왔기에 꼭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사·작곡한 뮤지컬 '킹키부츠'는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그해 미국 토니상과 영국 로런스 올리비에 어워즈 등 주요 공연예술 시상식에서 최우수 뮤지컬상을 휩쓸었다. 한국 제작사 CJ E&M이 처음부터 공동 프로듀서로 제작에 참여, 2014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였다. 국내 공연 평균 객석 점유율 85%, 누적 관객 수 20만명을 기록했다. 2016년 재공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시즌. 오는 2월 2일 200회 공연 기념행사가 무대에서 열린다.

    '킹키부츠' 주인공 찰리는 아버지로부터 파산 직전 구두 회사를 물려받는다. 강제로 물려주려는 아버지에게 반항도 해 보지만 결국은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남성다움을 강요하는 아버지 밑에서 단단한 내면을 키워나간다. 이석훈은 "주인공 속내에 숨어 있는 겁 많은 모습을 읽어냈다"고 말했다. 자신과 많이 닮았고, 그걸 감추려고 연습하다가 억지웃음을 짓기도 했다.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보면서 자신의 삶이 꽤 어두워졌다고 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살다 보니 모든 게 제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작품 주인공을 맡게 된 걸 보니 역시 저는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뮤지컬은 집요하게 '나'를 찾아간다. 이석훈에게 이번 작품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숙제다. "저를 일으켜준 건 결국 노래였어요. 노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아직도 저는 저를 찾아가는 중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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