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뀌니… 인권委 北인권팀 달랑 1명뿐

조선일보
  • 김명성 기자
    입력 2018.01.30 03:04

    담당조직 대폭 줄어 '뒷전' 신세
    예산도 2016년의 절반으로 축소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인권위원회의 북한 인권 업무 담당 조직이 대폭 줄어들고 업무도 축소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재단은 관련 법령이 통과된 지 2년이 다 되도록 아직 출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남북 교류와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뒷전으로 미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29일 "지난해 문재인 정부 집권 2개월 후인 7월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팀 인원을 1명으로 줄이고 예산도 축소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북한인권팀에는 팀장 1명만 있고, 직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도 2016년 3억여원→2017년 1억7000여만원→올해 1억5000여만원으로 줄었다.

    서울에 뿌려진 대남전단
    서울에 뿌려진 대남전단 - 29일 북한 대남(對南)전단으로 추정되는 선전물이 서울 시내에서 무더기로 발견돼 경찰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소재로‘가자 평양으로, 오라 평창으로, 만나자 통일광장에서!’라고 쓰여 있다. /박상훈 기자
    북한인권팀은 북한 주민과 재외 탈북민, 국군 포로, 납북자의 인권 침해 문제를 담당하고 이산가족 문제도 다룬다. 탈북민들이 탈북 과정에서 입은 살해·납치·고문 등 인권 침해 행위를 조사하고 국제사회에 알리는 업무도 수행한다. 인권위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외부에 인권팀이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도록 명색만 유지하는 것"이라며 "인력 부족으로 업무도 자연히 축소되고 있다"고 했다.

    2016년 3월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지 2년이 돼가지만 북한인권재단은 아직 발족도 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재단의 상근 이사직을 요구하며 이사 추천을 계속 미뤘다.

    현 정부 들어서도 재단 이사진을 놓고 여야가 맞서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여야가 이사진 명단을 보냈지만 합의가 안 됐다"고 했다. 재단 이사진은 12명으로 여당 추천 5명, 야당 추천 5명, 정부 추천 2명이다. 이 가운데 상근직인 이사장과 경영기획본부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다투고 있다.

    재단 출범이 미뤄지면서 통일부는 지난해 재단 예산 118억원을 책정해 놓고도 사용하지 못했다. 사무실 임대료도 절반밖에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정권에 따라 북한 인권 업무가 좌지우지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북한 인권을 후퇴시키는 행위"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등 북한 체제에 비판적인 탈북 인사들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공개 활동 자제를 권고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부는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지만, 유력 탈북 인사들의 공개 활동은 최근 크게 위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정부·여권이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탈북민들에게 통일부 남북하나재단의 고위직을 제안해놓고 약속을 깼다는 주장도 나온다. 작년 5월 4일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한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이날 "당시 민주당 지도부가 재단 이사장·사무총장 자리에 탈북민이 참여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통일부 퇴직 공무원들을 앉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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