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서 올 3번째 터져나온 '20년 집권론'

조선일보
  • 김아진 기자
    입력 2018.01.29 03:04

    [추미애·김민석 이어… 이해찬 "네다섯 번 계속 집권" 목청]

    - 盧정권 때도 "20년 집권"…
    당시 142석 열린우리당… 내부 싸움만 하다가 간판 내려

    - 민주당 "이번엔 다르다"
    6월 선거 압승, 개헌이 필수요건

    - 野 "오만함의 극치"
    "적폐 내세워 보수세력 궤멸 시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작년 대선에 이어 또다시 '20년 장기 집권론'이 나오고 있다. 야당은 "오만함의 극치"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의 '20년 장기집권론'
    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지난 25일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두 번 정도로는 정책이 뿌리를 못 박았다. 적어도 네 번, 다섯 번은 계속 집권해야 정책이 뿌리내려서 정착이 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오랜만에 집권했는데 계속 집권해야 한다. 영구·장기 집권은 아니고 계속·연속 집권"이라며 "이 일을 위해 마지막으로 정치적 역할을 해야겠다"고도 했다.

    7선(選)의 이 의원은 친노·친문 진영 원로로서 그 진영의 속내와 정서를 대변해 왔다. 그는 이르면 5월 말로 예정된 20대 국회 하반기 의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의원은 작년 대선 당시 지원 유세를 하면서 "이번에 우리가 집권하면 극우 보수 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면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다음에 기라성 같은 사람들이 많다.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이런 사람들이 이어서 쭉 장기 집권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추미애 대표 역시 '20년 집권론'에 가세했다. 추 대표는 작년 8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현대화된 플랫폼 정당을 통해 100년 정당을 만들겠다. 최소 20년 이상의 연속 집권을 목표로 하겠다"고 한 데 이어 최근 신년 회견에서 "20년 집권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20년 집권론'을 현실화하는 데 있어 6월 지방선거 압승과 개헌(改憲)을 필수 요소로 보고 있다.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은 지난 24일 대전 당 행사에서 "민주당 정권이 10년, 20년 계속 갈 수 있는 소명감을 갖고 이번 지방선거와 개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친문 진영은 개헌을 통해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 실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문 대통령 다음을 이을 차기 대선 주자로 친문 성향 A 의원, 시민단체 출신 B 의원 이름이 거론되기도 한다. 한 의원은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겠지만 '차차기는 누구'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현 여권의 장기 집권 희망이 이런 식으로 표출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04년 4월 총선 직후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최소한 20∼30년간 집권 세력이 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도 100년 정당을 한번 해보자"고 했다. 하지만 142석이었던 열린우리당은 내부 싸움만 하다가 3년 9개월 만에 간판을 내렸고 이어진 대선에서도 참패했다. 지금 민주당 관계자들은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지지율도 40% 안팎을 유지하고 있고, 당·정·청 간 엇박자도 없다"고 했다.

    야당은 "민주당 정권이 적폐 청산을 내세워 보수 세력들을 궤멸시키고 영구 집권의 길로 가고자 하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는 반응이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출범한 지 불과 8개월 된 이 정부가 정권 연장을 위한 목표 의식에 매몰된 것은 자신들에게 드리워진 어두운 미래를 암시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지금은 이 나라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에 대한 비전을 내놔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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