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외교가 부근서 '앰뷸런스 테러'… 최소 103명 사망

조선일보
  • 정지섭 기자
    입력 2018.01.29 03:04

    NATO 본부·대사관 밀집 지역서 불과 1.7㎞… 안전지대 사라져
    탈레반, 일주일새 3차례 테러 벌여

    미국의 대규모 추가 파병을 앞둔 아프가니스탄에서 연초부터 대형 테러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27일 오후 1시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도심 사다라트 광장 경찰 검문소 부근에서 차량 폭발 테러가 발행해 최소 103명이 죽고 235명이 다쳤다고 AP 등 외신이 보도했다. 테러 차량은 구급차처럼 위장한 뒤 "급한 환자를 실어나르고 있다"고 속여 위험 차량의 도심 진입을 막는 첫 번째 검문소를 통과했고, 두 번째 검문소에 도착했을 때 폭발물이 터졌다고 아프가니스탄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폭탄이 터진 지역은 대형 상점가로 테러범은 인파가 몰리는 주말 점심 시간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희생자 대부분은 민간인이며 여성과 어린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27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도심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로 부상당한 사람을 시민들이 업어 옮기고 있다.
    27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도심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로 부상당한 사람을 시민들이 업어 옮기고 있다. 이날 테러로 최소 103명이 숨지고 235명이 다쳤다. /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은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하는 성명을 냈다. 이번 테러는 외국인 14명을 포함해 22명이 희생된 인터컨티넨털 호텔 총기 난사 테러가 발생한 지 1주일 만에 일어났다. 미국이 17년째 탈레반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은 대표적인 테러 발생 지역이다. 그동안 테러는 주로 현지인 밀집 역이나 군 시설 등에 집중돼 왔다. 하지만 올 들어 테러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던 지역이 잇따라 공격받으며 외국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7일 차량 테러 발생 지점에서 1.7㎞ 정도 떨어진 곳에는 아프가니스탄 내무부 건물이 있다. 로이터통신은 테러범들이 이 건물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내무부 청사 인근에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 본부, 각국 대사관 등이 밀집해 있다. 한국 대사관과 KOICA(한국국제협력단) 건물도 이 지역에 있다. 20일 테러가 난 인터컨티넨털 호텔도 안전 지역으로 알려져 외국인들의 발길이 잦던 곳이었다. CNN은 "카불에서 제일 안전하다고 여겨지던 곳까지 대규모 테러의 표적이 되면서,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치안 능력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24일에는 카불에서 동쪽으로 160㎞ 떨어진 잘랄라바드에 있는 국제구호기구 '세이브 더 칠드런' 건물에 무장 괴한이 침입해 6명이 숨지기도 했다. 테러범들의 타깃이 구호 업무를 담당하는 외국인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번 테러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 병력을 증파해 무장 세력을 척결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8월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방침을 뒤집고, 추가 파병을 통해 '테러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1만4000명인 아프간 주둔 미 병력 규모가 올 상반기 안에 1만5000명으로 증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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