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일대… 야구의 거리 된다

    입력 : 2018.01.29 03:04

    학교정문~사거리 110m 구간… 선수 캐리커처, 조형물로 꾸며
    학교담장에 타일벽화, 박물관도
    '전국대회 17회 우승신화' 기려

    1972년 7월 제26회 황금사자기 고교 야구에서 접전 끝에 역전승한 군산상고 선수들이 우승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1972년 7월 제26회 황금사자기 고교 야구에서 접전 끝에 역전승한 군산상고 선수들이 우승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972년 7월 19일 황금사자기고교야구 결승전. 전북 군산상고 야구부가 부산고 야구부와 맞붙었다. 창단 4년째인 군산상고와 영남의 강호 부산고는 7회까지 1-1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8회초 부산고가 3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군산상고는 4-1로 끌려가며 9회말에 들어섰다. 6번 선두 타자가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갔다. 그러나 다음 타자가 아웃됐다. 남은 타자는 타격이 약한 8·9번. 패색이 짙었다.

    이때 운명의 신이 군산상고를 향해 미소 지었다. 부산고 투수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8·9번 타자에게 연속으로 볼넷을 내줬다. 만루 찬스에서 군산상고 1번 타자 김일권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4-2로 따라붙자 다음 타자 양기탁이 2타점 중전 안타를 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마침표를 찍은 건 3번 타자 김준환이었다. 투 스트라이크 노 볼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5대4. 군산상고의 승리였다.

    야구사에 명승부로 남은 이 경기는 1977년 '자! 지금부터야'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됐다. 군산상고는 팬들 사이에서 '역전의 명수'로 통하게 됐다. '역전의 명수'들은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현 기아 타이거즈)의 원년 멤버로 활약했다. 김봉연·김준환·김일권은 후배인 김성한과 80년대 다섯 차례 우승을 거머쥐며 '해태 왕조'를 이끌었다. 이후에도 군산상고는 조계현·이광우·정명원·조규제·정대현·차우찬 등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했다. 대통령배 우승(1976년) 청룡기·봉황기 우승(1982년) 등 전국 대회 우승 17회, 준우승 18회의 성적을 거두며 야구 명문고로 떴다. 승리의 상당수는 역시나 역전승이었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일대… 야구의 거리 된다
    드라마와 눈물, 땀이 살아 있는 군산상고의 야구 역사가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진다. 군산시는 오는 8월까지 군산상고 일대에 야구 거리를 만든다고 28일 밝혔다. 사업비는 2억5000만원이다. 군산상고 사거리에서 학교 정문까지 110m 구간을 역대 선수들의 캐리커처와 야구 조형물로 꾸민다. 학교 담장에 야구 역사와 유명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타일 벽화도 만든다. 군산상고 운동장엔 투구와 타격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선다. 99㎡ 규모의 야구박물관을 만들어 역대 선수들의 소장품과 우승 트로피, 유니폼 등을 전시한다.

    시는 거리 조성이 완료될 즈음에 군산상고 출신의 스타 선수를 초청해 팬 사인회 등의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형욱 군산상고 교장은 "학교 야구부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수많은 팬과 공유할 기회"라며 "학교에 보관된 우승 트로피와 상장, 유명 선수의 소장품을 한 공간에 전시해 군산과 군산고, 야구를 사랑하는 분들께 오래갈 추억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