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버핏’ 빈탈랄 왕자 풀려나나…사우디 왕세자 숙청 계속

입력 2018.01.27 13:48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살만(32)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대규모 숙청 중 체포된 알왈리드 빈탈랄(62) 왕자가 27일 조만간 풀려날 것으로 예상한다는 입장을 직접 밝혔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빈탈랄 왕자는 사우디 투자회사 킹덤홀딩컴퍼니 회장으로, ‘중동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거부다.

빈탈랄 왕자는 이날 그가 두 달 넘게 구금돼 있는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로이터와 인터뷰를 갖고 “아무런 혐의도 없고 단지 나와 정부 사이에 약간 논의할 것이 있을 뿐”이라며 “며칠 안에 모든 것이 끝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그가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지난해 10월 말에 비해 다소 말랐고 턱수염도 기른 상태라고 전했다.

빈탈랄 왕자는 지난해 11월 초 빈살만 왕세자가 부패 혐의로 왕자 11명과 전·현직 장관, 군 출신 인사, 거물 기업가 등을 대거 체포하면서 리츠칼튼 호텔에 구금됐다. 빈탈랄 왕자는 체포 당시 돈세탁, 뇌물 등의 혐의를 받았다. 그는 빈살만 왕세자의 사촌형으로, 사우디 왕실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갖고 있다.


알왈리드 빈탈랄(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의 2013년 7월 모습. /블룸버그
그가 혐의를 부인해 고문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빈탈랄 왕자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구금된 동안 좋은 대우를 받았다”며 소문을 부인했다.

그는 함께 체포됐던 일부 왕자나 기업인이 먼저 석방된 것과 관련,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완전히 벗기 위해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해가 있었을 뿐, 혐의를 벗고 있다”며 “내 사건은 현재 95% 정도 완료됐다”고 했다. 그는 석방 후에도 계속 사우디에 살 계획이라고 밝혔다.

빈탈랄 왕자는 자신이 설립한 회사 킹덤홀딩컴퍼니의 자산을 정부에 넘기지 않고 경영권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사우디 당국이 빈탈랄 왕자의 재산을 몰수하고 회사 해체를 강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빈탈랄 왕자의 자산을 174억달러(약 18조5000억원)로 추산했다. 그는 개인 자격 또는 킹덤홀딩컴퍼니를 통해 트위터, 리프트, 시티그룹, 뉴스코프, 포시즌스호텔앤리조트, 뉴욕 플라자 호텔 등 글로벌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로이터는 빈살만 왕세자의 주도로 체포·구금된 유력 인사 중 중동 최대 방송사 MBC의 소유주 왈리드 알이브라힘을 포함한 일부가 당국과 금전적 합의를 했다고 전했다. 알이브라힘이 석방 대가로 MBC 소유권을 포기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으나, 로이터는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무함마드 빈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017년 3월 14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이야기 하고 있다. 2013년 7월 모습. /블룸버그
사우디 당국은 체포된 부패 혐의자와 합의를 통해 1000억달러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가 하락으로 재정 상태가 나빠진 사우디 정부에는 큰 액수의 합의금이다.

최근 사우디 정부는 아직 95명이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당국과 합의하지 않은 부패 혐의자는 재판에 넘겨질 것이라고 사우디 정부는 밝혔다. 빈탈랄 왕자에게는 60억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빈살만 왕세자가 자금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거부하는 구금자들을 리츠칼튼 호텔에서 감옥으로 보내며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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