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명 지키기' 발표 3일만에… 文대통령 "안타깝다"

조선일보
  • 이민석 기자
    입력 2018.01.27 03:02 | 수정 2018.01.27 16:31

    [밀양 화재 참사]
    '안전한 대한민국' 공약 걸었는데… 반복되는 대형참사에 곤혹

    밀양 화재 직후 靑 NSC 가동
    文대통령 "참석하겠다" 했지만 참모 만류로 추가 보고 기다려
    사상자 늘자 긴급 보좌관 회의… 행안부 장관 등 사고 현장 급파
    李총리, 헬기타고 도착 "면목없다"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로 청와대와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긴급 수석·보좌관(수보)회의에서 "추가 사망자 발생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수보회의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오전 10시 45분부터 45분간 열렸다. 문 대통령은 "제천 화재 발생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재가 발생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현재 화재는 진압됐으나 사망자 수가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전(前) 정부의 세월호 사고 부실 대처를 비판해 온 문 대통령은 '안전한 대한민국'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인천 영흥도 낚싯배 충돌 사고, 충북 제천 화재 등 대형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청와대가 '컨트롤타워'를 자처하고 문 대통령이 직접 챙긴 것은 그 때문이었다. 정부는 지난 23일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사흘 만에 또 대형 안전사고가 일어나자 청와대는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복합 건물에 대한 화재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총결집해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긴급 수석보좌관 회의를 소집해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문 대통령,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긴급 수석보좌관 회의를 소집해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문 대통령,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청와대

    긴급 수보회의가 열리기 전, 청와대에서는 오전 7시 39분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가동됐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밀양 화재 현장 상황을 챙겼다. 화재 발생 39분 만인 오전 8시 8분, 문 대통령은 첫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내가 국가위기관리센터로 내려가겠다'고 했지만 '상황 판단 결과를 기다려 달라'는 참모들 건의에 추가 보고를 기다렸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사상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자 문 대통령은 긴급 수보회의를 소집했다.

    문 대통령이 밀양 화재를 심각하게 본 것은 작년 12월 제천 화재로 29명이 숨진 데 이어 한 달 만에 또다시 비슷한 유형의 참사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은 제천 화재 현장을 직접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었다. 청와대 회의석상에서 영흥도 낚싯배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을 올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도 밀양 화재 현장을 찾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방문 여부는) 행안부 장관과 전화 통화한 이후 현장 상황 판단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행안부 장관과 소방청장, 범정부 지원단장을 현지에 급파했다. 이날 오후 김부겸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행안부만으로는 수습이 어렵다'는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중심으로 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행정안전부는 사고수습지원본부를 만들어 수습에 최선을 다하라. 다른 부처 지원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밀양 주변 의료기관이 충분치 않으면 부산, 창원, 김해 등 인근 도시 병원으로 (부상자) 이송을 검토하라"고 했다.

    이날 오후 헬기를 타고 밀양에 도착한 이낙연 총리는 밀양시청 상황실을 방문해 "(제천 화재 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같은 말을 하기에 면목이 없다"고 했다. 이 총리는 밀양시청·소방청 관계자들에게 "우왕좌왕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을 하면 안 된다. 국민이 납득할 만큼 투명하게 설명하길 바라며 그에 따른 책임 규명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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