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장 판사들에게 재판받아야 하는 국민들 심정은 아나

조선일보
입력 2018.01.27 03:18

현직 부장판사가 징계받은 다른 판사를 사면해달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 그러자 징계받았던 판사는 자기 페이스북에 '청원에 찬성해달라'고 썼다. 이 판사는 2014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장을 향해 '승진 심사를 앞두고 입신 영달에 중점을 둔 사심(私心) 판결'이라고 했다가 법관윤리강령 위반으로 2개월 정직을 당한 사람이다. 외부에서 독립해 심판한다는 사법부 판사들이 자기 민원을 청와대와 여론 힘을 빌려 풀어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판사를 떠나 직업인으로서 기본적 분별력이라도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판사들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하는 말 가운데는 충격적 내용이 너무 많다. 최근 불거진 법원 내홍(內訌) 사태에 대해 한 판사가 페이스북에 '난 진짜 병신인가'라고 하자, 다른 판사가 '나대는 행태가 역겹다'는 댓글을 달았다. 판사 600명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의 익명 게시판은 '또라이' '적폐 종자' '개××' 같은 비속어와 욕설로 동료 판사들을 비난하는 글이 넘쳐난다. 매년 수천 명이 인터넷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재판받기 위해 법정에 서고 있다. 이런 판사 가운데서도 그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가 있을 것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의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판사들의 법정 내 막말과 고압적 태도 역시 개선되지 않고 있다. 변호사에게 '동네 양아치 짓을 한다'고 막말을 퍼부은 판사, 이혼을 청구한 70대 당사자에게 '그렇게 사니 행복하십니까?'라고 면박을 준 판사가 있었다.

판사는 남의 잘잘못을 가려 심판을 내리는 사람이다. 그런데 인격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수준 미달이고 정치적으로 편향된 일부 판사가 한 개인의 운명을 좌우하고 때론 사회의 갈 길까지 결정짓는다. 법원은 집안 싸움에만 여념이 없다. 이런 판사들에게 재판을 받아야 하는 국민 심정을 알기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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