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 체류 청년 180만명에 시민권 부여 전망…공화·민주 모두 반발

입력 2018.01.26 18: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으로 10~12년간 미국 내 불법 체류 청년 180만명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담은 새 이민 법안을 25일(현지 시각)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멕시코 국경장벽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포함해 불법 이민 단속을 강화할 것으로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로써 다카(DACA·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 프로그램의 보호를 받아온 70만명의 불법 체류 청년이 추방될 위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지만, 의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야당인 민주당이 국경장벽 설치 예산을 반대하고 있고 공화당도 불법 체류 청년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안 자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1월 25일(현지 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했다./ EPA 연합뉴스
이날 미국 매체들은 백악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불법 체류 중인 청년 180만명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포함한 새 이민 법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이민 법안에 불법 체류 청년 구제안뿐 아니라 멕시코 국경장벽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예산 250억달러와 캐나다 국경 강화를 위한 투자안을 포함시켰다. 또 이민자가 친척의 미국 입국을 보증하는 일명 ‘연쇄 이민’을 제한하고, 이민 신청을 받아 무작위 추첨을 하는 ‘비자 추첨제’도 없애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이민 법안이 다카 폐지로 추방될 위기에 놓인 불법 체류 청년들을 구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민 정책에 강경했던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 의원들의 동의를 끌어낼 수 있는 법안이라고 자찬했다.

양당의 일부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불법 체류 청년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치명적인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화당이 우리를 뽑아 준 유권자들에게 한 약속과 정반대로 향하고 있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2018년 1월 9일 의회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민주당도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백악관은 신뢰할 수도 예측할 수도 없는 조직”이라며 “불과 몇 시간 만에 말을 바꿔버렸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불법 체류자들을 포괄적으로 제한하자는 공화당의 주장에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계획대로 법으로 제정될 지는 불투명하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2월 둘째 주에 법안을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 이민 법안이 통과하기 위해서는 상원에서 찬성 60표를 얻어야 한다. 51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의 무조건적인 지지와 함께 일부 민주당 의원의 찬성표도 얻어야 법안 통과가 가능하다.

WSJ는 “매코널 원내대표가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를 충분히 얻어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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