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팔레스타인에 원조 중단 협박…존 케리 “트럼프에 굴복 말라” 독려

입력 2018.01.26 17: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후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의 반발이 격화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 선언’을 거듭 강조하며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과 평화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를 끊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각) 다보스 포럼에서 네타나휴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하며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과 평화 협상을 하지 않으면 (팔레스타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평화를 원한다”며 “팔레스타인 역시 평화를 원해야만 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은 더이상 팔레스타인에 상관하지 않겠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예루살렘 선언이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엄청난 우정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표한 이후,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이·팔 평화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미국이 이·팔 평화 협상의 중재자 자격을 잃었다고도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18년 1월 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양자 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최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중동 순방 당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은 펜스 부통령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펜스 부통령이 이달 22일 이스라엘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자 팔레스타인의 반발은 더 거세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서 “아바스 수반이 펜스 부통령과의 만남을 거부한 것은 미국을 무시한 것”이라며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이 미국에 존중을 표하지 않으면 평화 회담을 더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회담과 팔레스타인 원조를 연계하며 팔레스타인을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은 미국이 매년 수억달러를 원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16일 팔레스타인 난민을 돕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에 지원 예정이던 금액의 절반(약 6500만달러)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UNRWA의 최대 후원국으로, 예산의 거의 30%에 이르는 자금을 지원해 왔다.

미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언급한 팔레스타인 원조 중단 발언은 UNRWA 원조와는 관련이 없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인 경제 원조와 안보 지원을 의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BBC는 전했다. 2016년 기준 미국의 팔레스타인 원조액은 2억6000만달러(2766억원)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 후 트위터에 “네타냐후 총리와 매우 생산적인 양자 회담을 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 /블룸버그
트럼프 대통령과 이스라엘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차갑다. 미국 내에서도 ‘예루살렘 선언’을 규탄하는 여론이 거세다.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은 최근 영국 런던에서 아바스 수반의 측근 인사를 만나 팔레스타인자치 정부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케리 전 장관은 아바스 수반의 측근 인사를 만나 아바스 수반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굴복하거나 꺾이지 말고, 마음을 강하게 먹고 시간을 벌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아울러 케리 장관은 팔레스타인이 자체 평화 계획안을 마련해 제시할 것을 권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이 자체적인 평화 원칙을 결정하고, 긍정적인 계획안을 내놓을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