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장 최룡해?

    입력 : 2018.01.26 03:08

    [평창의 남과 북]

    靑 "최룡해급 오면 남북대화가 미북대화로 이어질 수도"
    우리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이자 美 거부감도 커 딜레마

    북한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북한 최룡해〈사진〉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평창올림픽 북한 고위급 대표단장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이 경우 우리 정부는 최룡해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와 함께 북·미(北·美) 간 비핵화 대화 문제까지 거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북한 대표단이 어떻게 구성될지 아직 통보받지 않았다"면서도 "김정은 위원장 뜻을 전할 수 있는 인물이 대표단을 이끈다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에 그치지 않고 북·미 간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룡해는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동지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로 김정일과 호형호제하는 관계였다. 김정은 집권 후 군 최고직인 총정치국장에 기용되며 정권 실세로 떠올랐다. 2015년 잠시 실각했지만 2016년 노동당 제7차 대회를 통해 당중앙위 부위원장(옛 당비서)으로 복귀했다. 이어 당 최고 권력 부서인 조직지도부장에 오르며 2인자 지위를 굳혔다.

    청와대와 정부는 최룡해 또는 그에 준하는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북 대표단을 이끌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모두를 대비하고 있다. 대표단장을 어떤 인물로 내려 보내는지를 보면 북한이 이번 평창올림픽을 통해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최룡해 부위원장이 오게 되면 김정은의 친서나 메시지를 가져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평창올림픽 기간에는 개·폐회식 외에도 북한 예술단 공연 같은 부대 행사가 많아 북한 대표단과 문 대통령이 접촉할 기회가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은 작년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때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만나 악수를 했었다.

    반면 북 대표단이 체육계 인사 중심으로 구성되면 대화 주제가 평창올림픽에 국한될 것으로 청와대는 보고 있다. 이 경우에도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은 유엔 안보리 제재의 '여행 제한' 대상자이기 때문에 대표단에 포함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최룡해 역시 우리 정부 독자 제재에서 '여행 제한'은 아니지만 '자산 동결' 대상자로 지정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은 미국의 태도를 보면서 고위급 대표단장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전향적 태도를 보인다면 최룡해 같은 고위급 인사를 보내겠지만 지금처럼 대화에 선을 긋는다면 고위급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최근 "평창올림픽이 북한의 선전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비핵화가 북·미 대화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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