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내가 바로 '후뚱 李과장'… 살 빼는 데 왕도는 없다

입력 2018.01.26 03:03

최원우 사회정책부 기자
최원우 사회정책부 기자

아침에 차를 몰고 출근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20분 거리지만, 날이 너무 추웠다. 점심에는 취재원과 부대찌개를 먹었다. 점심 이후 바로 취재를 시작해 몇 시간 내리 의자에 앉아 일했다. 운동할 여유는 없었다. 저녁엔 중국집에서 소맥을 곁들인 회식이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뱃살을 움켜쥐니 확연히 묵직해진 느낌이 들었다. 몸무게가 0.5㎏ 정도 늘어나 있었다.

출퇴근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살이 덜 찐다는 기사를 썼다. 실제로 역세권에 살면 살이 덜 찌고, '3보 승차(세 걸음 이상이면 차를 탄다는 뜻)'가 심한 지역일수록 비만율이 높다. 소맥은 열량이 높아 비만의 주적이며, 특히 늦은 시간 야식하면 무조건 살로 간다고도 썼다. 그런데 걷지는 않고, 회식 때 폭식한다며 '대표적 후뚱 사례'로 지적했던 평범한 회사원 '이 과장'이 바로 필자가 아닌지 자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국민이 전반적으로 뚱뚱해지고 있지만, 특히 30~40대 남자 직장인들이 심각하다. 보건복지부가 작년 말 발표한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남성 비만율은 42.3%를 기록해 조사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처음 40% 선을 넘었다. 한국 남자 10명 중 4명이 뚱뚱하단 얘기다. 같은 기간 40대 비만율은 33.3%에서 45.6%로, 30대는 19.3%에서 32.4%로 급증했다. 사실 해법은 간단하다. 평소에 덜 먹고 운동 열심히 하면 된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바쁜 직장 생활에 치이다 보면 체중 관리에 신경 쓸 물리적, 정신적 여유가 부족하다. 회식 문화 영향도 크다. 한 비만 전문가에게 "운동도 힘들고, 술도 못 줄이겠는데 살 빼는 획기적인 비법은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그런 게 있었으면 저부터 큰돈 벌었죠"라고 했다. 덜 먹고 운동하는 것 말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왕도는 없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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