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호랑이, 다른 분위기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입력 2018.01.26 03:01

    '동아시아의 호랑이' 특별전
    韓·中·日 호랑이 그림 한자리에… '송하맹호도' 등 조선 3대작 모아

    두 눈 부릅뜬 채 위풍당당하게 산에서 걸어 나오는 호랑이는 털 한 올 한 올이 살아 움직이는 듯 온몸이 세필(細筆)로 묘사돼 있다. 금방이라도 화폭을 뚫고 포효할 듯한 기세. 단원 김홍도가 그린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소나무 아래 맹호)'다. 같은 18세기 일본에서 그린 호랑이는 다르다. 마루야마 오쿄(圓山應擧)의 '호소생풍도(虎嘯生風圖·바람을 일으키는 호랑이의 포효)'에는 제목과 달리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귀여운 호랑이가 있다. 호랑이가 사는 나라와 살지 않는 나라의 차이일까?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이 26일 개막해 3월 18일까지 여는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한국·일본·중국'은 중국 국가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특별전이다. 145점의 미술품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 '수호랑'의 주인공인 호랑이가 세 나라의 예술에서 어떻게 표현됐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18세기 조선 김홍도의 ‘송하맹호도’(왼쪽)와 일본 마루야마 오쿄의 ‘호소생풍도’의 호랑이.
    18세기 조선 김홍도의 ‘송하맹호도’(왼쪽)와 일본 마루야마 오쿄의 ‘호소생풍도’의 호랑이. /국립중앙박물관

    한·중·일 3국 모두 호랑이는 수호신, 군자(君子),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로 등장한다. 잘 때 악몽을 떨쳐버리기 위해 만든 중국의 '호형자침(虎形磁枕·호랑이 모양 자기 베개)'이 대표 유물이다.

    한국에서는 고고한 선비를 상징하거나 해학적인 친구 같은 모습으로 호랑이를 그렸고, 일본에선 선종 사원을 중심으로 용과 함께 호랑이를 그린 '용호도' 형식이 유행했다.<BR>
    이번 전시에선 '한국의 3대 호랑이 그림'으로 꼽히는 김홍도의 '송하맹호도' '죽하맹호도'와 예전에 심사정 그림이라고 알려졌던 작가 미상 '맹호도'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현존 조선 호랑이 그림 중 가장 큰 높이 2m22㎝의 '용호도'도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다. (02)2077-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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