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서 5년 허드렛일… '사찰 콩트' 썼죠

    입력 : 2018.01.26 03:03

    이형순 작가 '마음이 나이만큼… ' 사찰의 일상과 주변 이야기 그려

    이형순 작가가 조계사를 찾아 취재와 벌이를 겸해 5년간 일했던 ‘불목하니’ 시절을 회상했다.
    이형순 작가가 조계사를 찾아 취재와 벌이를 겸해 5년간 일했던 ‘불목하니’ 시절을 회상했다. /불교신문사
    "저는 불교를 무척 좋아하지만 신자로 등록한 사찰은 없습니다. 저 같은 분, 그리고 불교에 관심 있는 분들이 불교 가르침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최근 발간된 '마음이 나이만큼 안 늙어서'(불교신문사)는 독특한 책이다. 사찰 주변에서 일어난 에피소드에 상상력을 입힌 '불교 콩트' 혹은 '엽편(葉篇) 소설' 같은 짧은 글 33편으로 구성됐다.

    절에 맡겨져 자라는 아이를 돌보는 공양주 보살의 사랑, 길냥이와 노숙인을 함께 거두는 여성 신자의 사연, 인공지능(AI) 스님이 등장했을 때 예상되는 일들, 잊고 싶은 기억과 간직하고 싶은 기억의 매매를 도와주는 '기억 중개인'…. 불교 에피소드 외에 일반인들 살아가는 이야기를 맛깔나게 그린 작품도 있다.

    단막극으로 만들어도 좋을 이 책을 쓴 이는 이형순(51)씨. 그는 실제 드라마 작가였다. 1998년 MBC 극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방송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불교에 대한 관심은 1990년대 "PC통신 시절" 시작됐다. 누군가 화두 '이뭣고'에 대해 올린 글을 읽고 매료됐다. 이후 불교의 선문답(禪問答)들을 찾아 읽으며 관심을 키웠다.

    2000년대 중반 들어 본격적인 '불교 글쓰기'를 시작했다. 23시간 45분 만에 1만 배를 마치고 그 체험기를 월간지 '불광'에 게재하면서다. 이번 책 '마음이…'를 위해 이씨는 또다시 특별한 체험을 자청했다. 서울 조계사의 허드렛일 담당인 '불목하니'를 자원해 5년간 매달 두세 차례 절에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출근해 쌀 포대 나르고, 음식쓰레기 치우고, 청소를 했다. 자연스레 보통 신자는 만나기 어려운 절집 풍경과 사연, 사람들을 알게 됐다.

    이형순씨는 "글감도 구하고 일당(7만원)도 버니 참 좋았다"며 웃었다. 주변에서 '꼭 내 마음을 표현한 것 같다'는 칭찬을 듣는다는 제목 '마음이 나이만큼 안 늙어서'는 이씨의 팔순 노모가 평소 하시는 혼잣말에서 따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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