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전 11기 세워놓고 전기 모자란다고 '비상벨' 누르나

      입력 : 2018.01.26 03:19

      한파(寒波)로 전력 수요가 늘자 정부가 24·25일 기업들에 전력 사용 감축 요청을 했다. 그제 1700개 기업이, 어제 2700여 개 공장이 해당됐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차례밖에 없던 조치가 올겨울에만 벌써 7번째다. 그런데도 정부는 '늘 하는 통상적 조치'라고 한다. 지난 며칠간 기업들에 보상해 준 국민 세금이 수천억원에 이른다.

      기본적으로 정부가 전력 수요 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발표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올겨울 최대 전력 수요를 과거보다 300만kW 낮게 잡았다. 원전 3기에 해당하는 발전량이다. 탈(脫)원전 명분을 만들려고 전력 수요를 낮춰 잡았는데 난방기 등 사용이 늘면서 전력 소비가 는 것이다. 여름 무더위가 찾아오면 냉방 전력 수요로 또 비상벨이 울릴 것이다. 그런데도 "전기수요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정부는 말한다. 탈원전 오기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原電) 24기 중 11기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전례없는 일이다. 현재 원전가동률은 58%로 경주 지진으로 원전이 안전점검에 들어갔던 2016년(79.9%)보다도 훨씬 낮다. 2000년 이후 줄곧 80~90%를 유지하던 원전가동률이 뚝 떨어진 것 역시 탈원전 때문이다. 통상 3개월 걸리던 안전점검이 300일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원전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이 필요하다. 현재 원안위 위원장은 탈원전을 주장하며 환경단체에서 활동해 온 사람이다. 그제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판도라'가 허무맹랑하다고 말하는 게 허무맹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판도라'는 과학적 사실과는 상관없이 흥행을 위해 만든 공상물 영화에 가깝다. 원전 안전이 아니라 폐지를 목표로 하는 원안위 위원장이 앉아 있으니 앞으로 사소한 기술적 문제에도 원전이 멈춰서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원전 가동률은 50% 이하로 떨어질지 모른다. 전력 부족 비상벨은 계속 울릴 것이다. 기적처럼 성장한 우리 산업의 바탕엔 값싸고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질 좋은 전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전력 경쟁력이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됐다. 정부의 탈원전 오기가 만든 평지풍파가 어디까지 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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