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담당 美 재무차관 방한...기자간담회 돌연 취소

입력 2018.01.25 14:04 | 수정 2018.01.25 15:42

시걸 맨델커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부문 차관. /유튜브 캡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 차단을 소관 업무로 하는 시걸 맨델커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부문 차관이 25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려다 취소했다.

주한미국대사관 관계자는 “맨델커 차관이 기자간담회를 가지려고 했으나 취소했다”면서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방한한 맨델커 차관은 이날 서울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과 미국의 신규 대북 독자제재조치 등 대북제재와 북핵문제에 대해 협의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4일(현지시각) 북한 원유공업성 등 북한과 중국 기관 9곳, 북한 출신 개인 16명, 북한 선박 6척 등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 담은 새로운 독자제재안을 발표했다.

맨델커 차관은 이와 함께 새로운 독자제재 내용 등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설명할 계획이었으나 이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이에 대해 주한미국대사관 측은 ‘일정상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외교가에선 석연치 않게 보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북한 선박(례성강 1호)이 서해상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서 금지한 선박 간 환적을 하는 위성 사진(10월 19일 촬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 례성강 1호의 환적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북핵과 관련한 대북 제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 대북 제재 관련 메시지가 나오면 남북 대화 분위기를 깨뜨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미국 측에 자제해달라고 우리 정부가 요청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18일 휴식 및 보급차 부산항에 입항하려던 미 핵잠수함 텍사스호에 일반인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진해항에 입항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조치였다. 텍사스호는 한국 측 요청을 받자 일본 사세보(佐世保)항으로 기수를 돌렸다.

이와 관련,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현재 우리 언론의 보도만으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대북 제재를 담당하는 미국 당국자의 발언이 주목받게 되면 북한의 비난이 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맨델커 차관은 서울 방문 전 중국 베이징과 홍콩에서 중국 당국자들을 만나 “북한 무기 자금 조달책으로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공작원들의 추방하고, 홍콩이 불법 거래의 피난처가 되는 것을 저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맨델커 차관은 베이징에서 가진 고위급 회동에서 유엔 제재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 북한의 재정적 조력자들을 추방하라고 촉구하면서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중국 은행들이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멘델커 차관은 또 “홍콩이 기업들의 밀수와 선박 간 환적에 도움을 주는 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곳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홍콩이 북한과의 불법 거래의 피난처로 이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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