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이스라엘 가면 왜 '통곡의 벽' 찾을까

조선일보
  • 이철민 선임기자
    입력 2018.01.25 03:04

    - 펜스 美부통령도 방문
    옛 '유대교 성전'의 서쪽 벽… 年500만명 방문하는 聖地

    예루살렘 출입 제한받았던 유대인들이 벽 만지며 눈물… '통곡의 벽'이란 별칭 붙어

    중동을 순방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舊)시가지에 있는 '통곡의 벽(Wailing Wall)'을 찾았다. 그는 유대교 관습에 따라 전통 모자인 '키파'를 쓰고 구약성경 시편의 한 구절을 읽고, 기도문 쪽지를 바위틈에 꽂았다. 또 기도 의식을 마치고는 방명록에 '이 성스러운 곳에서 기도하게 돼 매우 영광'이라며 '신(神)이 유대인과 이스라엘 국가를 항상 축복하기를'이라고 썼다. 그는 전날 이스라엘 의회(크네셋) 연설에선 "내년까지 예루살렘으로 미국 대사관을 옮기겠다"고 말했다.

    중동 순방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3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유대교 성지인‘통곡의 벽’을 찾아 기도하고 있다.
    중동 순방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3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유대교 성지인‘통곡의 벽’을 찾아 기도하고 있다. 유대교도가 아님에도 불구, 유대인 전통 모자인 키파를 썼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등 미국 수뇌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놓고 이날 팔레스타인에서는 반미 시위가 이어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을 방문한 주요 외국 인사들은 왜 이 벽을 찾아가 이런 의식을 할까. '통곡의 벽'은 서기 70년 로마군이 완전히 파괴한 유대교 성전이 있었던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다. 그래서 연간 전 세계에서 500만명 이상이 찾는 유대교 성지(聖地)다. 또 현재 '성전 산(Temple Mount)'이라고 불리는 곳을 둘러싼 사각형 벽 중에서 원형(原型)이 보존된 유일한 곳이다.

    '통곡의 벽'은 '성전 산'을 두르는 서쪽 벽(488m)의 일부로 길이 50m, 높이 20m 크기다. 벽을 바라보고 왼쪽에선 남자가, 오른쪽에선 여자가 기도한다. 기원전부터 19세기까지 계속 증축돼 벽의 최초 바닥은 지하 13m에 있다.

    예루살렘 성전산
    하지만 애초 유대교 성전이 있어 '성전 산'이라 불렸던 경내(境內)엔 지금은 '알 아크사' '바위 돔(Dome of Rock)'이라는 두 개의 이슬람 사원만 있다. 따라서 이곳은 무슬림에게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메디나에 이어 '하람 알 샤리프'라 불리는 제3대 성지다. 691년 이슬람의 우마야드 왕조는 유대교 성전이 있던 이곳에 '바위 돔' 사원을 세웠다.

    그렇다면 왜 '통곡의 벽'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서기 324~638년 로마군은 유대인의 예루살렘 출입을 금했다. 유대인들은 성전 파괴를 애도하는 날인 '티샤 베아브'에만 예루살렘에 들어올 수 있었고, 이들은 이 서쪽 벽에서 기도했다. 유대인들은 이곳을 '서쪽 벽' 또는 간단히 '코텔(벽)'이라고 부른다. '통곡의 벽'이란 이름은 유럽인들이 울면서 기도하는 유대인들을 보며 붙인 이름이다.

    유대인들은 이 벽에 '신이 임한다'고 믿어 바위틈에 기도문 쪽지를 꽂고 머리를 벽에 대며 기도한다. 펜스 부통령도 이 관습을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는 18세기 초 시작한 관행으로 경전에 근거가 없고, 벽의 신성함을 되레 훼손한다고 반대한다.

    '통곡의 벽'을 관리하는 유대교 당국은 한 해 100만건이 넘는 이 기도문 쪽지를 연간 두 차례 수거해 '성전 산' 근처에 있는 감람산에 매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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