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무역주의는 테러만큼 위험"… 트럼프 포럼 된 다보스 포럼

입력 2018.01.25 03:04

[각국 정상·글로벌 CEO들 '미국 우선주의'에 날 선 비판]

트뤼도 총리 "트럼프는 나프타가 美에 얼마나 도움 되는지 알아야"
메르켈 "보호무역주의 정답 아냐"
이탈리아·인도 총리도 한 목소리

'똥통 수모' 아프리카 정상도 참여… 反트럼프 정서 더욱 고조될 듯

23일(현지 시각) 스위스 휴양 도시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 포럼) 회의장. 파란색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특별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올랐다. 트뤼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요구하며 탈퇴까지 거론한 데 대해 작심한 듯 발언했다. 그는 "우리 남쪽에 이웃해 있는 나라(미국)에 나프타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나프타가 단지 캐나다뿐 아니라 미국과 세계경제에도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설득하려고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를 비꼬는 발언에 객석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함께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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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을 이끄는 공동의장단… 사상 첫 7명 모두 여성 - 스위스 다보스에서 23일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의 한 회의장에서 라가르드 크리스틴(가운데) IMF 총재가‘지속 가능한 개발’목표가 새겨진 축구공을 튕기는 모습을 에르나 솔베르그(맨 오른쪽부터) 노르웨이 총리와 파비올라 자노티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소장, 체트나 신하 인도 만데시재단 창립자, 샤론 버로 국제노총 사무총장(ITUC) 등 다보스포럼 공동의장단이 웃으며 지켜보고 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48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공동의장 7명을 모두 여성으로 채웠다. /EPA 연합뉴스
전 세계 정·재계 고위 인사들이 세계화의 가치를 공유하는 장소인 다보스 포럼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고수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을 비판하는 열기가 뜨겁다. 특히 올해는 개막 당일 트럼프가 한국산 세탁기 등에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치)를 발동하자 참가자들로부터 트럼프를 성토하는 말이 쏟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에서 해외로 생산 라인을 옮기는 기업에 경고를 하기 위해 트럼프가 일부러 다보스 포럼 개막일에 맞춰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고 보도했다.

다보스 포럼에서 쏟아진 트럼프 비판 발언
개막 연설을 맡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보호무역주의는 지구온난화나 테러리즘보다 덜 위험하다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역시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정면으로 트럼프를 겨냥한 발언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국가 이기주의가 만연해 있다"며 "고립주의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며 보호무역은 정답이 아니다"고 했다. 다보스에 온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기자들에게 "어느 나라에나 자국의 경제성장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건 자유무역을 통해서 달성 가능한 목표"라며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일침을 가했다.

기업인들도 트럼프를 향해 날을 세웠다. '분열된 세계 속의 글로벌 마켓'이라는 주제의 세션에 참가한 프랑크 아펠 DHL(글로벌 물류회사) 회장은 "트럼프가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하더라도 (미국) 소비자들은 어차피 다른 나라의 물건을 사게 될 것이고, 결국 그 대가는 미국 기업 종업원들이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의 티잔 티엄 최고경영자도 "미국이 관세를 높이는 조치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는 트럼프가 '똥통(Shithole)'이라고 표현한 아프리카의 국가 정상들도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에 '반(反)트럼프' 정서는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트럼프를 비판하는 시위대 2000여명은 경비가 삼엄한 다보스 대신 스위스 취리히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트럼프와 화석연료가 없는 세상을 원한다'와 같은 플래카드를 내걸고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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