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의 브레인 스토리] [274] 화폐의 미래

조선일보
  •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입력 2018.01.24 03:11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저자명으로 '비트코인: P2P 전자 캐시 시스템'이라는 논문이 소개된다. 1975년 4월 5일 도쿄 출신이라고 주장한 그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암호학, 금융공학 그리고 코딩 전문가인 그(들)가 정치·경제적 어젠다를 추구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화폐란 무엇인가? 가치 저장과 교환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모든 것은 잠재적 화폐다. 더구나 현대사회에서의 화폐는 사회적 안전을 위한 신뢰와 믿음 역시 필수로 한다. 소유자가 확실해야 하고, 같은 돈은 두 번 쓸 수 없으며, 마구잡이로 돈을 찍어내서는 안 된다.

    개인 신용을 보장하는 은행, 은행 신용을 보장하는 중앙은행, 그리고 중앙은행의 신용을 보장하는 국가를 통한 피라미드식 신뢰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유다.

    그런데 여기서 아래층 구성원들이 가장 큰 짐을 지어야 하고, 권력이 피라미드 위층으로 집중되는 위험성이 생긴다. 개인은 파산할 수 있는데, 왜 2007년 금융 위기를 일으킨 대형 은행들은 국민 혈세로 구조되어야 하는가? 사토시는 기존 신뢰 피라미드가 불필요한 대안 화폐를 제시한다.

    '비트코인'의 소유권은 코인 주소 암호화를 통해 보장되고, '블록체인'이라 불리는 분산 거래 장부를 통해 같은 돈은 두 번 쓸 수 없도록 한다. 필요시 양적 완화가 가능한 중앙은행과는 달리, 비트코인은 천문학적 계산량을 요구하는 '채굴' 과정을 통해 2100만개로 한정 짓는다.
    <br>블록체인 기술, 비트코인 거래, 투자, 투기. 다양한 규제와 반응을 요구하는 것들이 비빔밥식(式)으로 토론되고 있는 대한민국.

    비트코인은 똑똑한 경제학자들과 달리 화폐가 뭔지도 모르는 무식한 엔지니어가 만든 것이 아니다. 화폐가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이해했기에 화폐의 미래, 그리고 더 나가 돈과 권력의 관계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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