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판 '피사의 사탑'은 총체적 부실공사 탓

    입력 : 2018.01.23 17:20

    ‘부산판 피사의 사탑’이라는 별칭이 붙은 부산 사하구의 ‘기우뚱 오피스텔’이 총체적 부실공사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대장 박용문)는 이같은 건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건물이 기운 D오피스텔 시공사 대표 김모(61)씨와 시행자 김모(64)씨, 감리자 김모(58)·이모(48)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관할 사하구 공무원 김모(51)씨를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시공사 대표 김씨 등은 부산 사하구 D 오피스텔(9층·16가구)을 지은 데 이어 바로 옆에 신축 아파트(지상 13층·지하 1층 6개 동 275가구)를 짓는 과정에서 주변 지반에 흙막이만 한 채 침하 보강공사를 하지 않는 등 부실공사로 D오피스텔 건물이 최대 105.8㎝ 가량 기울어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의 D오피스텔은 낙동강 하구 지역의 연약지반 위에 ‘건물 하중을 견딜 만한 조치를 하라’는 구조 기술사의 지시를 무시한 채 지어지고, 연약지반 보강 작업에 필요한 지질조사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D 오피스텔이 기울어진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인근 신축아파트는 문제의 오피스텔과 거리가 7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는데도 침하현상을 막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콘크리트 외벽 등을 설치해야 하는 터파기 공사의 경우만 보더라도 단순히 지하수를 퍼내는 공사만 반복하는 식이었다. 때문에 지하수와 토사 누출이 일어났다. 경찰은 “이로 인해 지반 침하가 발생, 오피스텔이 기우는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런 부실공사 과정에서 이씨 등 감리사들은 공사현장 안전을 위해 반드시 배치해야 할 현장관리인을 서류상으로만 두고 실제 현장에는 배치하지 않았다. 경찰은 “신축 아파트 설계자와 감리자가 같은 사람이고, 감리자와 시공자는 초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드러나는 등 인적 유착도 심각했다”고 말했다. 사하구 공무원은 D 오피스텔과 같은 필로티 건축물의 경우 열어야 하는 구조 안전성 심의를 위한 건축 구조분야 전문위원회를 열지 않았고, 건물이 기울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한 뒤에도 시정·보완,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건물이 최대 105.8㎝까지 기운 오피스텔은 복원공사 진행 후 지금은 원래 위치의 3㎝ 이내로 회복된 상태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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