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22)이 한국인으로선 처음 메이저 테니스 대회 단식 8강에 진출하며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여자 이덕희(65)와 남자 이형택(42)이 US오픈에서 세운 단식 16강 진출이었다.

정현이 무결점 플레이의 상징이던 조코비치를 무너뜨리며 한국 테니스 역사를 다시 썼다. 22일 열린 호주오픈 16강전에서 정현이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는 모습. 예상을 뛰어넘는 정현의 맹활약에 관중석에선 기립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정현은 8강 진출을 확정하고 관중석을 향해 큰절했다.

정현은 22일 열린 올해 첫 메이저 테니스 대회 호주 오픈(멜버른)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전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3대0(7-6 7-5 7-6)으로 꺾었다. 정현의 현재 세계 랭킹은 58위, 조코비치는 14위다. 조코비치는 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세계 1위에 오른 기간만 223주에 달한다. 정현의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조코비치는 이번에 호주 오픈 최초로 남자 단식 7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호주 오픈 조직위원회에선 8대2의 확률로 조코비치의 승리를 전망했다. 2년 전 이 대회 1라운드에서 만났을 때만 해도 정현은 조코비치에게 0대3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급성장한 정현은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거뒀다. 호주 오픈 센터코트를 가득 채운 1만6000여 명의 관중은 새로운 스타 정현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조코비치는 "코트에서 벽을 향해 치는 것 같았다"며 "의심할 여지 없이 나보다 더 나은 플레이를 했다"고 말했다. 정현의 다음 상대는 테니스 샌드그렌(미국·세계 97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