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막무가내 脫원전 추진의 폐해는 국민 몫

조선일보
  •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입력 2018.01.23 03:08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이번 겨울에 다섯 번의 전력 수요 감축 조치가 내려졌다. 지난 12일 감축량은 3.3GW로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8차 전력계획)에 제시돼 있는 2017년 동계 수요반응시장 절감 용량인 1.6GW의 두 배가 넘는 양이다. 이로 인해 3000여 기업이 두세 시간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피해를 봤다.

이는 정부가 탈원전을 정당화하는 감소된 전력 수요 예측을 주 내용으로 하는 8차 전력계획을 작년 연말 졸속 발효시킨 탓이 크다. 공청회는 12월 28일 파행적으로 열렸고 29일 열린 전력정책심의회는 정부 원안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같은 날 청와대는 탈원전을 주장하던 인사를 신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으로 전격 임명했다.

8차 전력계획에서 원자력은 줄어도 화력발전 설비는 13GW 정도 증설된다. 화력발전설비가 늘어도 이용률은 LNG 28%, 석탄 65%로 낮다. 반면 원전의 이용률은 84%로 높게 잡혀 있다. 화력과 원자력의 이용률에 큰 차이를 둔 것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 목표 달성이 가능하고 전기요금 인상률이 11% 정도라는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원자력발전 원가가 재생에너지보다 높아지도록 해 탈원전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한다. 이에 맞춰 정부는 원전 사후 처리 비용 증액과 원전 이용률 저하를 모색할 것이다. 이는 원전 인허가 과정에서 안전심사 강화라는 명분으로 쉽게 달성될 수 있다.

탈원전 기조 아래 산업부는 한수원의 원전 이용률 상승 노력을 막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동 원전이 줄고 이용률이 저하되면, 원자력발전 원가 상승으로 인해 전기요금이 오른다. 또 원자력발전량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화력발전을 늘린 결과 온실가스 배출도 증가할 것이다. 원전을 가동하는 한수원 직원들의 사기와 안전의식도 떨어질 것이다.

탈원전 선언과 원전 수출은 양립하기 힘들다. 영국 원전 수출 계약이 성사돼도 향후 5년 이상 지체될 실제 건설 착수 때까지 원전 건설산업 공급망이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대선 공약 이행이라는 명분 하나로 막무가내로 추진되는 탈원전 정책은 5~10년 후 전기요금 대폭 인상, 온실가스 배출 저감 목표 달성 실패, 정전 위험성 증대, 외화 획득 기회 상실 등 여러 폐해를 유발할 것이며 이는 오롯이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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