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국빈급 특별대우' 현송월..."北예술단에 온 나라가 대접하나" 시민 들 불편에 '분통'

    입력 : 2018.01.22 15:06 | 수정 : 2018.01.22 15:11

    방남(訪南) 이틀째인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2일 서울역-잠실 롯데호텔-잠실학생체육관-장충체육관-국립극장으로 이어지는 서울 일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현송월 일행에 대한 과도한 특별대우로 시민들만 불편을 겪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 사전점검단은 이날 오전 9시 20분 강릉역발 서울행 KTX열차를 탔는데 이는 특별 편성된 것이었다. 일반 승객은 코레일 앱으로 이 ‘9시 20분 서울행 열차’를 예매할 수가 없었다.

    정규 편성된 열차는 불과 10분 뒤인 오전 9시30분에 출발했다. 철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열차는 항공기처럼 임시편, 특별편을 편성하는 일이 드물다”면서 “불과 10분 뒤에 정규편성 열차가 있는데도 따로 특별편성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강릉역에서 오전 9시 30분 기차를 탑승한 최모(28)씨는 “갑자기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서 불편을 겪었는데 알고 보니 현송월 일행과 우리 정부 공무원, 경찰이었다”며 “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내려오는 걸 반대하는 사람인데, 오늘 이런 불편까지 겪어서 매우 불쾌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북한 사전점검단이 도착한 서울역에는 도착시간에 맞춰 무려 1500여명의 경찰병력이 깔렸다. 이들은 인간 띠를 이뤄 현송월 일행이 무사히 버스에 탑승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시민들의 통행은 제한됐다. 이들은 한강대로, 강변북로 등을 거쳐 서울 잠실 롯데호텔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북한 사전점검단이 탑승한 차량이 지나는 도로의 교통 신호를 통제해 현송월 일행은 ‘일사천리’로 잠실까지 내달렸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 점검단이 22일 공연시설 점검을 위해 서울 중구 국립극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송월 일행이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에서 점심식사를 할 때도 논란이 일었다.
    이들의 편안한 점심식사를 위해 우리 경찰 12명이 일반 손님의 매장 진입을 막아섰다. 미리 예약한 손님은 어쩔 수 없이 들여보냈지만, 점심 식사하러 식당을 찾은 최소 7명의 시민은 영문도 모르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일부 시민들이 “오늘 여기 무슨 일 있어요? 누가 오나요? 왜 못 들어가요?”라고 물었지만 경찰은 “예약이 안 되어 있으면 못 들어간다”면서 제지했다.

    롯데호텔 측은 엘리베이터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미쓰비시 엘리베이터에 연락해 비상상황을 대비한 수리요원을 보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미쓰비시 엘리베이터 수리요원은 “서울 시내 호텔에 우리나라 전·현직 대통령 내외나 해외 대통령급 국빈이 방문했을 때 돌발상황 시 빠른 수리를 위해 이번처럼 출장을 온다”고 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실은 버스가 22일 오전 서울 오찬을 위해 잠실 롯데호텔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사전점검단은 오후 1시 8분 잠실 학생체육관에 도착했고, 여기도 경찰 1개 중대 병력 100여명이 체육관 주변을 둘러쌌다. 현송월 등은 이곳에 단 15분만 머물다가 다음 공연 후보지인 중구 장충체육관으로 이동했다.

    택시기사 김두규(68)씨는 “이번 축제(평창 동계올림픽)가 북한을 위해 굴러가는 주객전도 모양새”라면서 “무슨 북한 예술단이 무대 몇 군데 돌아보는 일정에도 이렇게 온 나라가 경찰 수천명을 투입해 경호해주고 대접해주는 게 어디 있나”고 했다. 취업준비생 엄주영(28)씨도 “현송월이가 국빈인가?”라고 되물으며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를 위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선수들은 기회를 빼앗겨야 하나”고 말했다.

    반면 정혜련(59)씨는 “현송월 개인으로 보면 대단한 사람이 아니겠지만, (분단 현실의) 상징적인 인물이 아닌가”라면서 “만족의 한을 푸는 계기라고 한다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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