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37세 고양이'… 공연마다 새로워요"

    입력 : 2018.01.22 03:02

    뮤지컬 '캣츠' 주인공 리틀·에밋

    28일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라
    극 전반부에 탭댄스도 새로 선봬 "가장 역동적인 캣츠 기대하세요"

    고양이 목숨은 아홉 개라지만, 이 고양이들 명줄은 특히 질기다. 1981년 영국 런던서 첫 무대에 오른 뒤 37년. 세계 30여개국에서 수없이 많은 도시를 사로잡았다. 뮤지컬 '캣츠'다.

    관록의 고양이들이 28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다시 오른다. 작년 여름 이후 부산·광주·전주·천안 등 국내 13개 도시를 거쳐왔다. 이번 무대의 두 주역을 광화문에서 만났다. 고양이 무리의 지도자 '올드 듀터러노미' 역 브래드 리틀(54)과 명곡 '메모리'를 부르는 '그리자벨라' 역 로라 에밋(28). 리틀은 '오페라의 유령' 주역 팬텀을 2700회가량 공연한 세계 뮤지컬계 톱스타. 작년 4월 한국 여성과 결혼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에밋은 런던에서 '위키드'의 엘파바, '에비타'의 에바 페론 등을 커버한 실력파다.

    뮤지컬‘캣츠’의 두 주역 브래드 리틀(왼쪽)과 로라 에밋이 캣츠 인형 앞에 나란히 앉았다.
    뮤지컬‘캣츠’의 두 주역 브래드 리틀(왼쪽)과 로라 에밋이 캣츠 인형 앞에 나란히 앉았다. 두 사람은“처음엔 고양이가 사람을 닮은 듯한데, 나중엔 사람이 고양이를 닮았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캣츠 생명력의 비밀부터 물었다. 리틀은 "그걸 알면 금세 백만장자가 될 것"이라며 웃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과 스펙터클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음악, 안무가 질리언 린의 춤이 만나면 최강 파워가 생겨나요. '오페라의 유령'을 만들어낸 조합이죠." 에밋은 "도무지 나이를 먹지 않는 뮤지컬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모든 노래가 들을 때마다 새롭고, 한 명 빠짐없이 배우들이 전부 빛나요. 11세 때 런던에서 학교 현장 학습으로 처음 캣츠를 봤을 때의 전율을 지금도 못 잊어요. 100% 완벽한 쇼, 제가 뮤지컬 배우가 된 결정적 계기였죠."

    한국 팬들의 캣츠 사랑은 더 유별나다. 작년 12월 대구 공연에서 한국 뮤지컬 사상 최초로 누적 관객 200만명을 넘겼다. 공연 횟수 약 1500회.

    이번 공연에서 가장 극적으로 변화한 캐릭터는 에밋이 맡은 그리자벨라. 이전 무대에선 세월이 흘러 영락한 늙은 고양이였는데, 이젠 과거의 영광을 처연하게 간직한 아름다운 고양이가 됐다. 그가 부르는 '메모리' 역시 훨씬 폭발적이다. 에밋은 "모든 캣츠 연출가는 배우에게 형용사 3개만 주고 연기를 끌어낸다. 그만큼 해석과 표현의 공간이 넓다"고 했다. "제게 주어진 건 '자부심에 찬(proud)', '상처 입은(hurt)', '불굴의(indomitable)' 이렇게 세 개였어요. 화난 마녀처럼 연기했더니 '에이미 와인하우스(요절한 영국 가수)를 떠올려보라'더군요. 부와 명성에 먹혀버린 재능 있는 가수…. 더 슬프고 현실감 있고, 그래서 더 힘 있죠."

    캣츠의 매력 중 하나는 막간 휴식 시간 고양이들이 객석으로 내려오는 '플레이타임'. 이번 공연부터 올드 듀터러노미도 객석에서 관객을 안아준다. '브래드'란 이름 때문에 그를 '빵 아저씨'라고 불러온 열성 팬들에겐 기분 좋은 기회다. "관객이 아이를 제 무릎에 앉혀주면 제가 '안아주세요' 하고 속삭여요. 그럼 아이들이 저를 뒤돌아보며 '엄마, 고양이가 우리말 해~' 해요. 산타클로스가 된 기분이랄까요, 하하!"

    극 전반부 새로 추가된 탭댄스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리틀은 "이번 순회 공연에서 가장 많은 갈채를 받는 부분"이라고 했다. 형용사 3개로 표현해 달라 했더니, 에밋이 금세 답을 내놨다. "역동적이고, 재미있고, 한 방 먹이는 무대예요!" 리틀은 "처음 시작 땐 각자 따로 노는 고양이였지만, 여러 도시를 거쳐 오며 지금은 한 무리, 한 가족이 됐다. 서울 공연에서 이번 캣츠 팀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