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부 발표 '외식산업 경기지수'는 작년 10~12월에 68이었다. 2분기 연속 뒷걸음질이다. 100을 넘으면 호전, 못 미치면 악화를 뜻한다. 올 1분기부터는 좀 풀린다지만, 주로 분식과 김밥 전문점 등 불황형 업종 얘기다. 작년 직장인 평균 점심값이 6100원으로 2015년 6566원, 2016년 6370원에서 줄어드는 추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대신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늘어나고 구내식당이 붐빈다. 지난해 신용회복위에 채무 조정을 신청한 사람이 8년 만에 다시 10만명을 넘어섰다. 긴급생활안정자금 등 소액 금융 지원도 최대를 기록했다. 모두 내수 침체의 전형적 증상이다. 정부는 최저임금을 크게 올려줘야 돈이 돌아 소비가 늘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최저임금을 올려주는 주체인 영세업체들이 내수 불황 탓에 그럴 능력이 안 된다. 자칫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내수 불황에 다시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은 이날 "최저임금이 12.3% 올랐던 2007년에도 초기엔 고용이 좀 줄어들었지만 세 달 뒤에 회복됐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2007년 경상성장률은 8%로 올해 예상인 4.7%보다 크게 높았다. 최저임금은 내년과 후년에도 15% 안팎으로 올려야 하는데 과연 감당되겠나. 장 실장 등 정부 책임자들은 최저임금 현장 방문에서 많은 쓴소리를 들었지만 그대로 밀어붙인다고 한다. 달라지는 것이 없다. 한때 관가에는 '우문현답(우리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란 말도 있었다. 지금 정부에선 들을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