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18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서울 관악구의 한 분식집을 찾았다. 분식집 종업원은 장 실장에게 "요즘에 장사 안돼서 짜증 나 죽겠다"고 하소연했다.
"왜 안되는 것 같아요?" (장 실장)
"글쎄 왜 안될까요? 지금 사람들이 임금 올라간다고 좋아는 하겠죠. 그렇지만 그건 아니죠. 종업원인데, 장사가 잘돼야 내가 (임금) 받아도 마음이 편하고 떳떳한 거지. 임금만 올라가면 뭐해요?" (종업원)
"임금이 올라가야 쓸 돈이 있죠." (장 실장)
"장사가 잘돼야 임금 받는 게 편하죠. 지금 장사가 안돼서 허구한 날 문 닫는 사람도 많은데."(종업원)
장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중소상인의 애로사항을 듣고 정책 홍보를 하려고 거리로 나섰는데, 좋은 소리를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종업원에게 쓴소리부터 들었다.
장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대책으로 소상공인들에게 근로자 1인당 매달 13만원씩 지원해주는 일자리 안정기금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자 종업원은 "신청을 하면 뭐가 따르는 게 있겠죠. 그냥 신청한다고 다 주는 게 아니라"라고 했다. 이에 장 실장이 "신청하면 주는 거예요. 자꾸 그렇게 의심을 하시니까"라고 했고, 종업원은 "내가 아직 겪어보지 않았으니까 (모르겠다)"라고 했다.
장 실장이 계속 설명하자 이 종업원은 "간단하게만 얘기하세요. 지금 바빠요" 했다. 장 실장을 앞에 두고 김밥 포장해 달라는 손님을 응대하기도 했다.
퉁명스럽던 종업원 태도는 장 실장이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소 누그러졌다. 장 실장은 정부 정책이 담긴 전단을 종업원에게 건넨 뒤 분식집을 나왔다.
장 실장은 지난 11일에는 최저 임금 인상으로 고용 불안을 겪는 모 대학 환경미화원들을 찾아가 면담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 관계자들은 최저 임금 인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장 실장은 시장 상인과 간담회에서 최저 임금 인상 효과와 관련해 "초기 단계에선 효과를 못 느끼는 경우가 있다"면서 "내년 하반기쯤 되면 효과가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