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부르고, 밤낚시 열어… AP·BBC도 화천에 반했다

    입력 : 2018.01.18 03:03

    [산천어 축제 벌써 101만명… 외국 언론도 화제로 연일 소개]

    외국인 관광객 유치 위해 통역요원 배치·셔틀버스 운영
    지난해 방문객 11만명 돌파

    어린이 낚시터·다자녀 가정 할인… 가족 단위 관광객도 사로잡아
    등불 거리 등 야간 행사 확대… 숙박객 늘어 지역활성화 도움

    지난 14일 미국 AP통신 홈페이지에 '이번 주 화제의 사진'이 떴다. 큰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고 득의양양한 어린이의 모습이었다. 영국 BBC방송도 '이 주의 인상적인 지구촌 사진'으로 같은 장소의 맨손 잡기 장면을 선정해 보도했다.

    세계 유수 언론이 소개한 사진들은 강원도 산골 마을 화천군의 '산천어 축제' 장면이다. 인구 2만7000명, 총 면적 900㎢ 중 산과 강이 80%가 넘는 곳이 세계의 주목을 받는 축제의 현장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6일 개막한 '2018 화천 산천어 축제'는 12일 만에 관광객 100만명을 넘겼다. 2003년 첫 축제 이후 최단 기간 기록이다. 화천군은 17일까지 101만1713명이 찾았다고 발표했다. 지난 13일 하루에만 21만7764명이 몰려 일일 최다 관광객을 기록했다. 폐막일인 28일까지 예상 관광객은 160만명. 지난해 역대 최다 관광객 156만명을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외국인·가족 배려한 섬세한 전략

    북한과 마주 선 최접경 지역인 화천은 한때 외출 군인과 면회객이 먹여 살린다고들 했다. 화천군이 산천어를 주제로 축제를 시작한 것은 2003년이다. 북한강과 파로호를 낀 청정한 자연환경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1급수에만 산다는 산천어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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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魚~ 언제 오나… 잡았다!… 놓칠 수 없지… - 17일 강원도 화천 산천어 축제를 찾은 사람들이 저마다 축제를 즐기고 있다. 아이는 물고기가 몇 마리나 지나가는지 연신 얼음 구멍 밑을 살펴본다. 맨손 잡기 체험에 참가한 관광객은 파닥이는 산천어를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쓴다. 입에 물고 손에 잡고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하는 외국인도 많다. 이 같은 인기의 힘으로 올해 산천어 축제는 12일 만에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몰렸다(왼쪽부터). /뉴시스·연합뉴스
    시작할 때만 해도 화천까지 산천어를 잡으러 오겠다는 이들이 드물었다. 정갑철 당시 화천군수와 뒤를 이은 최문순 군수, 관계 부서 공무원들은 축제 포스터를 들고 국내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를 돌았다. 국내 여행사 5000여 곳을 찾아가 축제를 알렸다.

    기폭제가 된 것은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개최 초기 하나 둘 찾아오던 외국인들은 1만 개가 넘는 얼음 구멍 주위로 사람들이 빼곡히 모여 앉은 모습을 신기해했다. 군은 이들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2010년 외국인 전용 낚시터와 구이터를 열었다. 얼음낚시가 생소한 외국인들을 위해 통역 요원 20명과 낚시 가이드 10명을 배치했다. 이듬해 미국 CNN방송이 '신비한 겨울 7경'의 하나로 산천어 축제를 소개했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외국 여행 블로그에 잇따라 '꼭 가볼 만한 곳'으로 올랐다. 그 결과 2012년 외국인 관광객은 2만5700명으로 직전 해 7000명에 비해 3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부터는 외국인 전용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서울 명동역과 홍대역, 동대문역을 들러 축제장을 오간다. 요금은 왕복 1만원. 동서울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천공영버스터미널까지 편도 요금이 1만39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버스가 생기자 여행사 단체관광객뿐 아니라 자유여행객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핀란드 산타까지 초청해 분위기 살려

    화천 산천어축제 연도별 추이
    올해 인기에는 가족을 배려한 세심한 전략이 주효했다. 군은 '누구든 잡는 기쁨을 맛보게 한다'는 목표로 올해 처음 어린이 전용 낚시터를 열었다. 아이를 데리고 온 아빠나 엄마는 얼음낚시에 온전히 빠지기 어렵다. 부모는 부모대로 즐기고, 아이는 아이대로 낚시를 배울 수 있도록 어린이 전담 가이드를 배치했다. 기술이 부족해 한 마리도 못 잡으면 선물로 한 마리를 증정한다. 다자녀 가정은 대폭 할인 해준다.

    잠재 고객인 외국인을 공략했듯, 미래 고객인 어린이를 잡기 위해 북구 핀란드까지 찾아갔다. 지난해 8월 핀란드 체신청을 방문해 '대한민국 산타 우체국 본점 사용권'을 독점으로 얻었다. 방문객이 편지나 엽서를 보내면 핀란드 현지 산타에게 답장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핀란드에서 산타를 초청해 '리얼 산타 초청 특별 이벤트'를 선보였다.

    축제를 더 오래 즐기도록 밤 행사를 강조해 만족도를 높였다. 지난해 처음으로 지역 숙박업소 이용객을 대상으로 무료 밤낚시 행사를 진행했다. 밤마다 산천어 등(燈) 2만7000개가 거리를 밝혀 분위기를 띄웠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6시부터 3시간 동안 화천읍 중앙로 일대에선 '차 없는 거리 페스티벌'이 열린다. 가면 댄스파티를 열어 축제의 밤을 달군다. 지난해 9668명, 올해 5158명(16일 기준)이 야간 낚시터의 강태공으로 변했다. 밤을 즐기다 보면 자연스레 숙박하게 돼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됐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관광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아 더 나은 축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화천군은 올해 축제의 순수익이 10억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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